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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된 기분이어서"…실내 착용의무 해제 첫날, 여전히 마스크 쓰는 시민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3.01.30 17:12
수정 2023.01.30 17:19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 계속 착용 의무…출근길 '여전히 마스크'

실내 마스크 지침 모르는 시민들도 속출…"마스크 어디서 벗어도 되는지 모른다"

일부 헬스장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한 명도 마스크 안 벗고 운동"

"벗었다 썼다 지침 이상해…감염취약시설에 어린이집 없어 아이 걱정된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이용시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명령 및 과태료 부과 업무 안내서'에 따르면 감염취약시설 중 입소형 시설,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수단의 실내 등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해제된 30일 대체로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30일 오전 광화문역 인근에서는 지난 3년 간 착용해왔던 마스크를 단번에 벗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는 김모(36)씨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벗고 있어도 열차를 탈 때는 다시 써야하니 벗고 쓰는 게 번거롭고 아직 눈치도 보여 역사 안에 들어가기 전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날씨도 추워 계속 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노년층 중에서는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잘 모르는 시민들도 많았다. 광화문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최모(62)씨는 "사람들이 많아서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줄 알았다"며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와 걱정되기도 하고 마스크를 언제 어디서 벗어도 되는지 아직 잘 몰라서 계속 쓰고 다닐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을 보기 어려웠다. 6년차 한 직장인은 "광화문역에서 시청역까지 걸어오는 길에서 한 명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못 봤다"며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내가 빌런이 된 기분이라 잠시 마스크를 써야 하나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썼다 벗었다 하면 잃어버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창조경제"라고 비꼬았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이용시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명령 및 과태료 부과 업무 안내서'에 따르면 감염취약시설 중 입소형 시설,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수단의 실내 등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2차 접종까지 마쳤다는 이모(34)씨는 "다니고 있는 헬스장에서 현재까지도 추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며 "오늘 오전 6시에 종로구 센터에 운동을 하러 갔는데 운동하는 사람들 가운데 단 한명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없었다. 마스크 전면 해제를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T 업계를 다니는 직장인 임모(41)씨는 "마트에서 장을 다 보고 마트 안에 있는 약국에 약을 사러 가려면 마스크를 찾아 쓰고 가야한다"며 "벗었다가 썼다 지침이 이상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4살 자녀를 둔 직장인 정모(33)씨는 "감염취약시설에 어린이집이 없다는 게 놀랍다"며 "코로나 감염 위험에 아이가 노출되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 10월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약 27개월 만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조정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조정되면서 이날부터 감염 취약시설, 대중교통수단, 의료기관·약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대중교통도 탑승 중일 때만 착용하면 된다. 실내외 지하철역과 기차역, 공항 등에서는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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