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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곡물수출·생산 의도적 방해…세계 식량난 가중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3.01.04 04:02
수정 2023.01.04 07:44

NYT, 우크라 곡물 수출, 전쟁 전보다 절반 이하 감소

러, 우크라 곡물수출 보장 협정 체결하고도 방해

유엔 "세계 3억 4500만명 이상 식량위기 직면"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즈흐리우카 밀밭에서 농민들이 밀을 수확하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과 생산이 방해를 받으며 전 세계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을 체결하고도 사실상 우크라이나발 곡물 수출량 대부분을 차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전 우크라이나는 월평균 500만∼700만t의 곡물·기름종자를 수출했지만, 전쟁 발발 후인 3∼11월 수출량은 월평균 350만t으로 급감한 상태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곡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해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곡물 화물선 수가 크게 감소했다. 이에 튀르키예의 중재 등으로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이 체결됐고 러시아가 일부 선박의 운행에 동의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군은 화물 검사를 이유로 운항을 방해하는 등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는 곡물 선적 대부분을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 정상 가동되는 소수의 우크라이나 항구가 러시아군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주요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며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도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


NYT가 인용한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저장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정밀 타격하거나 밀 가공공장을 파괴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은 대안으로 곡물을 철도·육로를 통해 동유럽으로 반출하거나 다뉴브강을 통해 운송하는 등 협력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공격아 격화하며 힘들어지는 실정이다. 또 운임도 올라가고 있다. 아울러 전쟁으로 농업 종사자 부족과 화학비료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료 수급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NYT는 이러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발생한 식량 부족과 곡물 가격 상승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각지에서의 식량위기 고통을 배가시킨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엔과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극심한 식량안보 불안 위험으로 고통 받거나 위험에 직면한 전 세계 인구가 3억45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동안 내전을 비롯해 국외 전쟁을 치른 아프가니스탄·예멘 등은 식량 위기 우려가 나오고, 이집트·레바논 등 주요 식량 수입국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수입 대금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사만다 파워 처장은 "러시아와 푸틴이 세계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전 세계 빈민들을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사람들이 이미 기아 직전에 있던 상황에서 세계적인 굶주림을 심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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