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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깨는 흥국생명, FA 앞둔 김연경도 떠날라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01.03 11:01
수정 2023.01.03 11:01

납득하기 어려운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에 김연경도 반발

관중 동원 1위·리그 2위 등 모든 면 향상된 시즌 중 돌발 악재

FA 취득 앞둔 김연경, 팀 위해 헌신해야 할 동기부여 떨어져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

“탈출할 명분이 하나 더 생겼다.”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단장-감독 경질 발표에 대한 일부 김연경 팬들의 반응이다.


흥국생명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흥국생명)핑크스파이더스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권순찬 감독께는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권순찬 감독은 고문 형태로 계속 조언 등을 해줄 예정이다"라고 덧붙이며 이영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권순찬 전 감독은 2023년 새해 첫날을 보낸 다음 날 물러나게 됐다.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권순찬 전 감독은 18경기(정규리그)만 지휘한 뒤 팀을 떠났다.


'사퇴'라는 표현을 썼지만, 경질에 더 가깝다. 성적과 인기 모두 잡아가던 흥국생명이 단장·감독을 사실상 경질, 베테랑들과 배구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윗선에서 선수 기용에 깊이 개입하려 했고, 권순찬 감독이 이를 거부하면서 이 지경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구단 수뇌부 개입을 놓고 "김연경이라는 큰 선수가 있을 때, 어린 선수들을 더 육성하라는 취지였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관중 동원 1위·리그 2위를 달리며 흥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구단 수뇌부가 흥을 깨버린 꼴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

2년 전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파문 속에도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중국으로 떠난 뒤 다시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김연경은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돈 가운데 김연경은 시즌 초반보다 공격 성공률(53.16)을 크게 끌어올리며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윗선 개입’ 등과 같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감독이 밀려난 상황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감동적인 도전을 지켜보며 응원하던 팬들은 “이번 사태가 김연경에게 흥국생명을 탈출할 명분(근거)을 하나 더 제시했다”며 흥국생명 결정을 다시 한 번 강하게 비판했다.


배구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태라면 (국내에서는)흥국생명 유니폼만 입고 뛰었던 김연경도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샐러리캡에 맞춰 몸값까지 낮추면서 팀을 위해 헌신했던 김연경이 더 이상 팀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해 시작부터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흥국생명은 오는 5일 홈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GS칼텍스와 격돌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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