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방역완화 따른 확진자 입국에 방역조치 '고심'

英·佛·獨 "추가규제 불필요…입국 제한 계획 아직 없어"

伊, 밀라노서 중국발 입국 확진자 2명 중 1명 꼴

"유럽 전체 검사 점검·규제 적용 촉구"

ECDC "중국여행객 검사심사 부당"

이탈리아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중국인 여행객들 ⓒAFP/연합뉴스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중국 정부의 방역조치 완화에 따라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입국제한 조처 해제에 대한 공동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보건안전위원회(HSC)는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속 입국제한 조처 해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논의했다.

EU 집행위원회 보건식량안전총국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심각한 역외 보건 위협에 국가별 대응을 조율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는 만큼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해외 입국자의 경우 다음달 8일부터 지정 호텔 등 격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일정기간 재택 격리 또는 건강 모니터링만 하는 등 시설격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밀접 접촉자 판정도 하지 않는 등 방역 지침이 대거 완화될 예정이다. 아울러 국제선 항공편 편수 제한도 폐지한다.

프랑스와 독일은 추가 규제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브리짓 오트랑 프랑스 보건위험평가위원장은 프랑스 라디오방송 클라시크에 "과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 상황에서 다시 국경에 통제를 되살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전날 중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제한 계획이 아직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중국의 신종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보면, 위험한 변이가 나타났다는 단서가 없다"면서 "그런 경우 합당한 입국제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도 국내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재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탈리아는 중국발 입국자 규제를 결정하고 27개 EU 회원국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에서 내달 말까지 시행하는 중국발 입국객 전원을 상대로 실시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전체 국제공항으로 확대했다. 말펜사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 26일 중국발 입국객 가운데 2명 중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교통장관은 전날 트위터에서 "이탈리아는 중국에서 도착하는 이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점검하는 유일한 국가가 될 수는 없다"면서 "유럽 전체에 검사 점검과 규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는 중국여행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심사는 부당하다며 "EU 전체에 이같은 조처는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