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침체 더해 中 코로나 재확산…새해 증시 ‘첩첩산중’
입력 2023.01.01 07:00
수정 2023.01.01 07:00
美 연준 긴축 기조 장기화에 무게
中 20일새 감염자 2억4800만명↑
공매도 전면 개방 가능성 내부 변수
지난해에 이어 새해 증시 여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10개 투자은행(IB)들은 내년 3∼5월까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최종금리 수준도 5.0∼5.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도 미 연준의 피벗(Pivot·정책 전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판단에서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긴축 기조를 길게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시장은 침체 우려에도 2·3월 각각 25bp(0.25%p) 인상을 고려하는 듯 하다”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성장·고용 지표들을 고려할 때 연준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3년 만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절회했다.
지난달 26일 중국 방역당국은 리오프닝 조치를 발표하며 코로나19 관리 등급을 ‘갑’에서 ‘을’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오는 8일부로 해외 입국자 격리 조치가 해제되고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면제된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 감염자 격리 조치 면제 등 마지막 방역 조치까지 해제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중국 정부에 대한 시장에 신뢰감은 크지 않다. 증권업계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수혜 기대감보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증시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속도는 가파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 19 감염자 수가 전체 인구의 18%에 달하는 2억4800만명으로 추산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위드코로나 과정에서 확진자 급증 속 사회 혼란이 가중되며 일간 경제활동량이 여전히 부진하다”며 “확진자 증가 추세 고려시 내년 1월까지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전면 개방 가능성 등 국내 이슈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울 잠재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기관들은 공매도 전면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정부가 가리키는 목표가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맞다면 다른 보완조치들도 뒤이어 발표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며 “외환시장 관련 조치와 공매도 전면 재개 등이 대표적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반대매매 급증 가능성도 우려스런 부분이다. 정부의 증시 안정화 대책이 올해로 종료되며 올해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담보비율과 반대매매 기한이 원상복구될 예정이다.
실제로 미래에셋과 키움증권 등은 2일부터 담보비율을 130%에서 140%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반대매매를 1거래일 유예해왔던 한국투자증권은 원상태로 돌린다.
업계에서는 한 해 동안 돌발 변수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변수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장 방향을 잘못 바라봤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판단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2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쟁과 긴축에서 나타날 역풍을 간과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