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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은행 '펀드 사태' 후속조치…사전 평가 '허점' 메운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2.12.14 10:08
수정 2022.12.20 13:19

투자 상품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상품기획·사후관리까지 일원화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섰다. 투자 상품의 기획 단계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하는 온라인망을 마련해 특정 부서가 아닌 은행 본연의 책임을 강화하고, 특히 시스템상 허점으로 남아 있던 사전 평가 절차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이 각종 부실 펀드 논란을 계기로 투자 상품 관리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사고를 겪었던 기업은행도 뒤늦게나마 내부통제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투자상품의 기획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내부통제 현황을 전산상으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투자상품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관련 예산은 12억4700만원으로 내년 중으로 시스템이 완성될 전망이다.


'투자상품 통합관리 시스템'은 투자상품 심의기구, 내부통제부서, 상품부서 등의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해 ▲상품점검 ▲상품판매 ▲사후관리 등 전 과정을 통합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투자상품 사전평가 담당 기구인 '투자상품 정책협의회' 시스템을 신설한다. 사전평가 역할을 수행하는 협의회는 그간 시스템이 없어 메신저, 전자결재, 오프라인 작업 등 일일이 수기로 처리했는데 이번에 업무를 디지털화해 통합관리시스템에 탑재한다는 설명이다.


또 각각 유관부서에서 개별로 처리됐던 내부통제 업무를 부서 간 정보교류가 가능하도록 하나로 엮는다. ▲사전평가 ▲합동심의(리스크·준법 검토) ▲심의의결 ▲사전협의 ▲상품판매 ▲사후관리 ▲사후보고 ▲이행점검 순서의 프로세스를 각 유관부서에서 운영해왔는데, 이를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연결해 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포탈, 민원관리시스템, 펀드시스템, 방카슈랑스시스템 등에서 관리하는 정보를 통합관리시스템에서 모두 확인 가능한 구조다.


IBK기업은행의 '투자상품 통합관리 시스템' 사업안. ⓒ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은 통합관리시스템으로 단계별 내부통제 현황을 일원화해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전산화를 통한 업무 경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상품 통합관리 시스템은 은행연합회가 2020년 9월 제정한 '은행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따른 후속조치다. 모범규준은 상품의 기획・선정, 판매 및 사후관리 등 상품판매 전 과정에 대한 내부통제 가이드라인 제시하고 내부통제와 관련한 현황을 전산상 쉽게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기은은 환매중단 피해를 낸 디스커버리펀드 사모펀드 최다 판매사다. 디스커버리펀드는 2017∼2019년 4월 사이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다. 운용사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돼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2612억원의 막대한 피해를 봤다.


디스커버리펀드의 경우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는 부실 상태의 미국 P2P 대출채권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안전한 투자라고 속여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은 지난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18억7570만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기업은행은 이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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