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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논의 급물살…유통업계, 소비트렌드 또 바뀌나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2.12.09 07:17
수정 2022.12.09 07:17

정부 “9일 실내마스크 해제 논의…이달 말 발표”

유통업계, 향후 판매책 놓고 고민…중소기업 피해 클 것

오히려 소비활성화 기대 등 상반된 반응도

서울의 한 쇼핑몰에 마스크를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정부가 야외 마스크에 이어 이번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여부에 대해 본격 논의를 시작하면서 마스크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마스크 대란’이 전국을 흔들었으나 이제는 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는 중이다.


유통업계는 마스크 해제가 본격화 되면, 화장품부터 다양한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업계 전략도 크게 뒤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우후죽순 마스크 사업에 뛰어 든 업체들은 향후 마케팅 전략보다는 마스크 재고 등 판매책을 놓고 우려가 적지 않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여부를 이달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9일)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정 방향을 논의하고 오는 15일 공개토론회,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칠 예정이다.


이미 대전과 충남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독자적인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추진하면서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들 지역 외에도 부산에서도 실내 마스크 해제를 두고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하면서 실내 마스크 의무를 둘러싼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기나긴 실내 마스크 착용에 지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무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식당·카페 등 실내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가 주장을 뒷받침 한다.


7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쇼핑몰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 유통업계, ‘노마스크’에 따른 업계 희비 갈릴 것 예상


유통업계는 ‘노마스크’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그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순식간에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진 상황에서 ‘탈(脫)마스크’ 시대까지 찾아올 예정이어서다. 수요 급감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관련 업체들은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형마트부터 편의점, 홈쇼핑 등 앞다퉈 자체 브랜드 마스크를 잇따라 내놨다. 패션업계도 외출 감소로 매출이 급감하는 것을 만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마스크 사업에 눈을 돌린 바 있다.


이미 일부 업체들은 ‘눈물의 땡처리’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만 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부르는 게 값이었던 마스크 대란과는 정반대로 이젠 심각한 공급과잉 사태가 연출되고 있다.


중소제조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 제조업체가 꾸준히 증가한 것이 ‘독’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돼서다. 일부 업체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이지만 중국에서 값싼 마스크를 전 세계에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전보다 열 배 이상 몸집이 커진 해당 업계에선 이미 수요처를 찾지 못한 물량이 헐값에 덤핑 판매되는 실정”이라며 “의무 착용까지 폐지하면 도산하는 마스크 업체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마스크 전면 해제에 따른 트렌드 변화로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뷰티시장이다. 늦어도 3월까지 착용 의무가 조정될 것으로 발표된 만큼 봄 시즌에 맞춰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제품들이 본격 출시될 것으로 분석된다.


립스틱을 비롯한 색조 화장 매출은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4월부터 매출이 뛰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연말을 앞두고 송년회 등 모임이 급증함에 따라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홈쇼핑 업계도 직접적으로 마스크 판매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홈쇼핑의 주력 카테고리였던 패션, 뷰티, 여행 쪽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최근에는 마스크 방송 등 방역용품 방송도 거의 편성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마스크 주력 업체들 역시 마스크가 전면 해제되더라도 매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보건 의식이 높아져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데다, 황사나 미세먼지 등으로 마스크 필요성은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국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공익 사업 측면이 크다”며 “마스크가 전면 해제 되더라도 향후에도 마스크 사업은 기존과 같이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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