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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에 방점' 4대그룹 인사…베테랑 CEO들 자리 지켰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2.12.05 13:12
수정 2022.12.05 13:12

삼성전자, DX 한종희-DS 경계현 '투톱' 체제 유지

SK그룹, 장동현(지주)-김준(에너지)-박정호(ICT) '3대축' 굳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 변화 없이 '투 포인트' 인사

LG그룹, 권영수-권봉석-신학철 부회장 3인방 및 주요 CEO 유임

4대그룹 총수.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데일리안 DB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은 올해 4대그룹 인사에도 충실히 반영됐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 책임을 짊어진 주요 그룹 총수들은 베테랑 전문경영인들을 신임하며 경영 안정성을 확보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차세대 주자들을 승진시키며 전진 배치해 미래 세대교체에 대비한 포석을 놓았다. ‘안정 속 미래대비’가 공통적인 인사 기조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5일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기존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엄중한 경영 현실을 감안해 ‘변화’보다는 그동안 두 사업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두 대표이사를 중용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조직개편이 예정돼 있지만 DX부문과 DS부문을 중심으로 한 큰 틀의 조직 구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차담을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다만, 핵심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와 성과주의 인사를 통한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7명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네트워크 사업과 반도체 사업에서 3명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보직에도 일부 변화를 주면서 핵심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스파크랩 19기 데모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앞서 지난 1일 임원인사를 발표한 SK그룹 역시 ‘안정 속 미래대비’ 기조가 뚜렷했다. 최태원 회장의 핵심 브레인으로 불리는 장동현 SK(주)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SK텔레콤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이들 세 명의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SK 수펙스추구위원회에서 담당했던 위원장 자리를 후배에게 맡기고 나와 현장 경영에 집중한다.


투자형 지주사(장동현)와 에너지‧화학‧배터리 사업 지주사(김준), ICT사업 지주사(박정호)의 3대 축을 유지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부 계열사 CEO나 CFO에 젊은 경영진을 배치해 경험을 쌓도록 하며 중장기적 세대교체에 대비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자료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소폭 인사를 택했다. 지난달 30일 사장단 인사에서 루크 동커볼케 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이규복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대신 3명의 사장급 인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등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모두 자리를 유지해 안정을 꾀했다.


다만, 후속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컨트롤타워 조직인 GSO(Global Strategy Office)가 신설되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하는 이 조직은 정의선 회장 특유의 스피디하고 효율적인 경영 스타일에 맞게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단일화된 의사결정기구를 만들어 신속하고 일관된 전략 실행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비한 위기 대응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과 기반의 핵심 인재의 발탁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컨트롤타워를 신설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회장이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LG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4년간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해 온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번 인사에서는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지난달 23~24일 차례로 발표한 2023년 임원인사 결과 지주·배터리·화학·유통을 이끌던 4명의 부회장 중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권봉석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던 차석용 부회장만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용퇴했다.


지주회사에서 구광모 회장의 참모 역할을 맡을 권봉석 부회장을 비롯, 그룹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권영수), 화학(신학철)을 이끌 부회장 3인방 뿐 아니라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모두 자리를 지키며 기존 경영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G그룹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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