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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성장률 1%대 '수렁'…3高 위기 계속된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2.11.24 16:30
수정 2022.11.24 16:40

한은 전망치 1.7%로 하향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나라 경제에 새해부터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에 이어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한국은행 역시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잡으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신호가 커지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중고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지난 8월 성장률 전망치(2.1%)보다 0.4%p 낮아진 수치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2.6%로 기존과 변함이 없었다.


한은은 내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다른 국내외 연구기관도 일제히 우리나라 성장률을 1%대로 낮춰 보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2일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로 내렸다.


KDI는 이달 초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종전 2.3%에서 0.5%p 낮춘 1.8%로 제시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9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9%로 예측했다.


우리나라 주요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1.9%), 한국금융연구원(1.7%),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경제연구원(1.9%) 등 주요 기관들도 내년 우리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ING은행은 0.6%로 가장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2.2%)나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치다. 1%대 성장률은 1954년 통계 작성 이후 5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오일쇼크가 왔던 1980년(-1.6%) 등이 전례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추이. ⓒ한국은행

반도체 경기 하락 등 국내 경제 '엔진'이던 수출이 최근 부진해진 게 내년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년간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은 지난달부터 감소 전환했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도 적자를 7개월째 지속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에 향후 수출 전망도 밝지 못하다. OECD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세계 경제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두 기둥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도 각각 0.5%, 4.6%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2.0%)에서 내년(-3.1%)로 부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잠시 살아났던 소비 역시 증가율이 올해 4.7%에서 내년 2.7%로 떨어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둔화하는데 고금리 여파에 투자와 소비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서다. 이날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1%과 3.7%로 지난 8월보다 0.1%p씩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환율·국제유가·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크다고 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1%대 성장률은 우리나라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민간 소비를 유도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물가 파이터'로서 물가 안정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 4.2%, 하반기 3.1% 등 시간이 갈수록 여러 요인에 의해 낮아질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과도하지 않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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