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농협생명 사장, 날개 단 실적에 거취 주목
입력 2022.11.22 07:00
수정 2022.11.22 07:00
보장성보험·자산운용 성장 견인
내달 20일 전후로 차기 대표 결정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장성보험과 자산운용 부문의 강화를 통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와중 임기 만료를 앞두게 되면서다.
김 사장 이전에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전례가 없긴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현실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로 종료된다. 김 사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 입사 이후 줄곧 자리를 지켜온 '농협맨'으로 기획조정·인사·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농협생명 사장으로 임명되기 전 보험 업무는 맡은 적 없었음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워나갔다는 점에서 연임 여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김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1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7% 급증했다. 올해는 3분기만에 242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이미 지난해 연간 성적을 뛰어 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보장성보험과 자산운용부문 덕분이다.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보장성보험으로 무게중심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서다. 또,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 농협생명의 3분기 운용이익은 1조4112억원이며 수익률은 3.15%로 나타났다.
다만 지급여력(RBC)비율은 악화됐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말 RBC비율은 107.3%로 전년 동기 대비 115.4%포인트 급락했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평가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내년 RBC비율을 대신할 새 건전성 지표(K-ICS)가 도입되면 해소될 문제라고 보고 있다. K-ICS 도입 시 회계연도 결산시점에 시장금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보험부채가 감소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적표와는 별개로 농협금융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농협생명은 초대 대표이사인 나동민 전 사장 이후로 임기 2년을 넘긴 적이 없다. 때문에 실적만으로는 연임 가능성을 높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과 내년 새 회계기준 도입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어 기존 CEO를 연임시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임추위가 이제 막 가동됐기 때문에 아직 내부적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없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1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임추위가 차기 대표이사를 추천하면 농협금융과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임추위는 개시된 날부터 40일 이내에 추천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달 20일 전후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김 사장 외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금융 CEO들은 손병환 회장을 비롯해 권준학 NH농협은행장, 강성빈 NH벤처투자 사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