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면세4사, 엔데믹 전환에 재고 감소…수익성 개선은 희비 엇갈려
입력 2022.11.18 07:02
수정 2022.11.18 07:02
1년 전 대비 재고 규모 6.4%, 1300억원 이상 줄어
재고 손실 선반영한 롯데만 3분기 실적 선방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힘입어 국내 주요 면세점의 재고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면세점 4사의 올해 3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재고자산을 조사한 결과 총 2조405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3분기 말 2조1799억원 대비 6.4% 감소한 수준이다.
재고관리는 명품 등 상품 경쟁력과 함께 면세점 운영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현금으로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구조여서 재고율을 얼마나 낮추냐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특히 여행객 선호도가 높은 명품의 경우 꾸준히 매입을 해야 거래를 유지할 수 있다보니 재고관리는 현금 유동성 확보와도 직결된다.
4사 중에서는 롯데면세점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작년 3분기 말 927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752억원으로 16.4% 줄었다.
롯데면세점은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재고규모도 가장 큰데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엔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롯데홈쇼핑, 롯데온, 세븐일레븐 등 그룹 유통 계열사들이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에 가세하면서 재고 감소에 보탬이 됐다.
자체적으로는 2020년에 론칭한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 온라인몰 ‘럭스몰(LUXEMALL)’을 통해 85개 브랜드의 4만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3분기 흑자전환의 배경이 됐다. 경쟁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롯데면세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1분기 재고 손실을 선반영한 것이 주효했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바 있다. 부실 재고에 대한 빠른 처분이 흑자를 앞당긴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반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적자를 이어갔다.
역직구 허용으로 판로 확대...장기적으로는 중국 비중 줄이는게 관건
면세업계는 엔데믹 전환 이후 여행객 수요가 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인 만큼 매출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은 역직구몰이다. 정부가 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올 초부터 국내 면세상품을 해외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를 시작으로 신라, 신세계가 현재 역직구몰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역직구 허용으로 판로는 확대됐지만 국내 면세업계 매출에서 중국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이를 대체할만한 수단이 현재로선 없다는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규제를 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당장 그만한 매출을 대체할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