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우표'로 살펴보는 북한의 올해 성과
입력 2022.11.17 01:00
수정 2022.11.17 01:00
김정은, 주요 목표로
경제 자급자족·국방력 강화 제시
자급자족 관련 우표 1개에 불과
주요 계기마다 기념우표를 발행해 선전 활동을 벌여온 북한이 연말을 맞아 경제·국방 분야 성과를 대표하는 우표를 발행키로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목표로 '경제 자급자족'과 '국방력 강화'를 주문했던 만큼, 관련 성과를 부각하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우표사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능력 과시' △'연포온실농장'이라는 제목의 우표 도안 2종을 공개했다. 해당 우표들은 오는 25일 발행될 예정이다.
핵전투 무력 관련 우표에는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25일부터 보름간 이어진 전술핵 운용부대의 미사일 도발을 지휘하는 장면이 담겼다.
우표 도안에는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발사 훈련을 통하여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소멸할 수 있게 완전한 준비태세에 있는 우리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 효과성, 실전 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되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앞서 조선우표사는 지난 6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관련 우표도 발행한 바 있다.
'만고 절세의 영웅 김정은 원수 만세!'라는 글귀가 새겨진 김 위원장의 모습 외에도 각종 무기체계들을 6분할로 담아 시리즈 형식의 우표를 선보였다.
조선우표사는 우표 도안에서 "공화국 무력의 경이적인 발전상을 과시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우표들을 발행했다"며 "위대한 김정은 시대, 부흥강국의 새 시대를 빛내어나가는 조선 인민의 영웅적 투쟁을 힘 있게 고무·추동하는 의의 깊은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우표사는 지난 2월 착공해 지난달 10일 준공된 함경남도 연포 온실농장 기념우표 도안도 이날 공개했다.
특히 "우리식 농촌 문명 창조의 거점" "사회주의 농촌 진흥의 새로운 변혁적 실체" 등의 표현을 활용하며 김 위원장의 '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올해 발행한 우표 가운데 실질적 경제 성과로 분류될 수 있는 우표는 연포온실농장이 유일하다.
지난 7월 △보통강 강안(강변) 다락식(계단식) 주택구 △송화거리 살림집(주택) 관련 우표를 찍어낸 바 있지만, 이는 모두 특권계층인 평양 주민을 위한 사업으로 김 위원장이 강조했던 자립경제 구축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올해 북한이 진행한 각종 사업 가운데 핵심 성과로 과시할 수 있는 내용은 국방 및 방역 성과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조선우표사는 지난 9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관련 우표를 발행하며 "역사의 그 어떤 격난도 정면돌파하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휘황한 미래를 향해 줄기차게 전진하는 영웅조선의 힘, 영웅조선의 정신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고 추켜세운 바 있다.
해당 우표 도안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는 사진 위로 "위대한 우리 인민이 쟁취한 빛나는 승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개최된 해당 회의에서 코로나19 발발 약 3개월 만에 "악성 전염병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방역전 승리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