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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관련 진술할테니 봐 달라"…도피 중인 쌍방울 전 회장, 협상 시도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입력 2022.11.15 09:25
수정 2022.11.15 09:27

김성태, 수원지검에 협상 시도…이재명 의혹 진술 대가로 쌍방울 비리 무마 요구

5월31일, 동남아로 도피…검찰 수사망, 6개월 흐르며 쌍방울 그룹 전반으로 확대

쌍방울 전·현직 임직원도 수사망…김성태와 친한 배상윤 KH 필룩스 회장도 언급

쌍방울그룹 ⓒ데일리안 DB

김성태(54)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최근 검찰에 "이 대표와 관련한 진술을 할 테니 쌍방울의 비리는 봐 달라"는 취지로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그룹의 비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1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최근 복수의 경로를 통해 자신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한 수원지검(지검장 홍승욱) 측에 협상을 시도했다. 김 전 회장은 자진 귀국해서 이 대표가 관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진술을 하는 대신 횡령 및 주가조작 등 쌍방울 관련 각종 수사를 무마해줄 수 없겠느냐는 취지의 거래를 시도했다고 한다.


이 같은 거래 시도는 김 전 회장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자 지난 5월 31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도피했다. 검찰은 이후 약 6개월이 흐르는 동안 쌍방울 그룹 전반으로 수사망을 넓혔다. 김 전 회장은 대북 경제 협력을 소재로 한 계열사 나노스 주가조작 의혹, 150만 달러 가량의 외화 밀반출 및 대북 송금 의혹까지 받는다.


김 전 회장 입장에선 주변인들이 하나둘씩 검찰 수사망에 걸려드는 부분도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수사 선상에는 쌍방울 전·현직 임직원 뿐만 아니라 더불어 김 전 회장과 가까운 인물로 꼽히는 배상윤 KH필룩스 회장도 언급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협상을 거절했다. 한 검찰 간부는 "옛날 같으면 음성적으로 김 전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적당히 '윈윈(Win-win)'하고 빠르게 수사를 마무리하는 검사가 간혹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절대 불가능하다”라며 “원칙대로 모든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검찰이 김 전 회장 측의 거래에 응했다가, 향후 재판에서 "검찰과 거래를 했다"고 폭로할 경우 검찰이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점도 김 전 회장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에는 각각 플리바게닝(유죄 인정 조건부 형량 협상)과 사법 협조자 형벌 감면 제도가 있지만 한국에는 관련된 법적 근거가 없다. 우리 법원은 오히려 검사가 피고인과 불기소 또는 가벼운 죄로 기소를 약속하는 등 '거래'를 로 한 증언이나 자백을 인정하지 않는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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