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인태 평화 위해 北 비핵화 반드시 전제"
입력 2022.11.13 16:05
수정 2022.11.13 16:07
"자유·인권·법치 같은 핵심 가치 존중돼야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되어서는 안 돼
우크라이나·미얀마 인도적 지원 더욱 확대"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토대로 주요 지역 및 국제 문제에 관한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서 "우리의 인태 전략은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지향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AS는 올해 의장국 캄보디아를 비롯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아 10개국을 회원으로 한다. 미얀마는 내전 상황이 심각해진 탓에 올해 참석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역내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핵심 가치가 존중돼야 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되어서는 안된다"라며 "미얀마 내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미얀마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다시 꽃필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이를 위한 아세안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우리도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미얀마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국제법 위반이자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 및 정치적 독립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인도적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을 추구한다"며 "국제법 원칙에 기초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이 철저하게 준수되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윤 대통령은 "규칙 기반의 해양 질서를 수호하는 평화와 번영의 바다가 돼야 한다. 유엔 해양법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며,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평화로둔 인도·태평양을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ICBM을 재차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감행하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늘 열려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담대한 구상'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은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구현하기 위해 개방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역내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 예고했다.
아울러 "한국은 디지털 혁신 모범국가로서 아세안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대응과 보건 역량 강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우리의 기여 외교를 대폭 확대해 나감으로써 상생과 공영의 가치를 나누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동아시아 정상회의 계기에 우리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을 바탕으로 주요 지역 및 국제적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며 "자유, 평화, 번영의 인태 지역 구현을 위해 건설적이고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회의를 마친 윤 대통령은 곧 한일·한미·한미일 정상회담에 임한다. 회담을 모두 마치면 같은날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14일부터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