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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공화당 압승 없었다… 車업계, IRA '촉각'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2.11.10 12:12
수정 2022.11.10 12:14

美 공화당 하원 탈환… 예상 못미치는 의석수는 변수

"상원 공화당 선전 없더라도 IRA 개정 가능성 커"

국내 車업계, 실낱 희망 열려… 로비력 확대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는 모습.ⓒ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을 가까스로 탈환하면서 IRA 법안 개정과 관련해 국내 완성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공화당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그간 공화당이 줄곧 IRA 법안과 관련해 반대입장을 밝혀온 만큼 법안 개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일 NBC방송,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소 220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과반 확보를 위한 '매직넘버' 218석을 넘겨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공화당이 미국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것은 4년 만이다. 상원의 경우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8, 49석을 확보하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개정 가능성이 최대 관심사다.


앞서 지난 8월 통과된 IRA 법안은 미국 북미에서 최종 조립해야하고, 북미에서 제조한 배터리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인 전기차에 한해서만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지급토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 제조한 전기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계 전반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가운데 이번 미국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는 IRA 개정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상원의 개표 결과와 관계없이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것만으로도 IRA 개정에 충분한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미국 공화당은 IRA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만큼 IRA 법안에 줄곧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하원 장악이 확실시된 만큼 앞으로 IRA 법안에 제동에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하원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다수당이 되는 첫날 IRA 관련 예산을 폐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공화당이 IRA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얘기까지 한 만큼 IRA는 보수표를 잡기위해 만든 발의안이고, 시행될때부터 상원에서 의견이 반반 갈렸다"며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지 않더라도, 하원의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IRA 개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 예정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현대차

IRA 법안이 완화되거나 철회될 경우, 현대차·기아 뿐 아니라 한국GM과 르노코리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전기차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야하는 현대차는 미국 전용 공장 가동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미국 조지아주에 설립될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앞서 보조금 혜택이 적용됐던 올 상반기에는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에 올랐던 만큼, 미국 시장 내 경쟁력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르노코리아 경우 현재 중국의 길리그룹(지리차)과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만큼, 이를 발판삼아 부산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방안의 검토가 가능해진다.


한국GM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전기차 생산 일감 배정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물론 GM측이 그간 줄곧 한국에서의 전기차 생산에 선을 그어 왔지만, IRA가 개정없이 시행될 경우 한국GM의 전기차 생산 희망은 완전히 사라진다.


다만, IRA 개정안이 양원을 통과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외로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공화당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IRA 법안 개정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현대차를 포함한 IRA에 영향을 받는 국내 산업계의 대미 설득작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미국 재무부에 한국이 미국과 FTA 체결국이라는 점을 들어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과 관련해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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