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풀리는데 주택수요 회복될까…전문가 "고금리 상황, 역부족"
입력 2022.10.28 05:02
수정 2022.10.28 14:14
15억 초과 아파트 주담대 허용, 무주택자 LTV 50%까지 완화
투기·조정지역 등 규제지역 추가 해제…내달 주정심서 결정
"대출금리 높아도 너무 높아…고액 대출 일으키긴 어렵다"
정부가 규제지역 해제와 금융규제 정상화 등 종합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방안을 내놨다.
거래절벽이 지속하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등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규제지역 해제를 확대하는 등 수요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대출금리가 너무 높고, 보유 및 거래에 대한 세금으로 인한 제약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지난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를 열고 이 같은 규제완화안을 공개했다. 이번 규제 완화방안은 주택 수요를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가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를 금지하고 있다.
무주택자·1주택자의 경우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부로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LTV 규제를 50%까지 완화한다. 현재는 보유주택과 규제지역, 주택가격별로 LTV가 차등 적용되고 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처분을 조건으로 비(非) 규제지역에서 70%, 규제지역에서 20~50%가 적용된다. 다주택자는 비규제지역 60%, 규제지역에서 0%다.
규제지역도 추가 해제도 검토한다. 다음달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를 논의한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취득세도 일반세율이 적용되며, 청약조건도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해지는 등 완화된다. 재당첨 제한도 없다.
지난달 국토부는 조정대상지역 101곳 중 41곳, 투기과열지구 43곳 중 4곳을 해제한 바 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39곳, 조정대상지역은 60곳이다. 일각에서는 수도권도 규제지역에서 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열렸던 주정심에서는 지방 위주로 규제지역을 완화했던 만큼 이젠 남은 것은 수도권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 취임 이후 벌써 2번이나 주정심이 열리면서 사실상 지방 전 지역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며 "때문에 다음번 주요 해제지역은 서울과 수도권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대출금리가 높아진 상황이라 크게 효과를 내긴 어렵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을 늘려 거래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고금리의 상황에서 수요를 확 살리긴 어렵다"며 "더군다나 집값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으니 집을 사려는 이들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제 완화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취득세 중과,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세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거래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고금리의 상황에서 대출을 확대해주는 정도로는 거래 시장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