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자영업 대출 뒤늦은 노크…출혈 경쟁 우려도
입력 2022.10.27 14:27
수정 2022.10.27 15:00
다음 달 개인사업자뱅킹 출시
최저 금리 5.5%…한도 1억원
포화시장 속 경쟁력은 '글쎄'
카카오뱅크가 마침내 자영업자 대출에 뛰어들면서 향후 시장 판도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뒤늦은 행보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권의 자영업 대출이 이미 100조원 가까이 급증한 상태여서 활로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른 은행의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인 탓에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27일 개인사업자 고객을 위한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통장, 제휴 체크·신용카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내달 1일 출시되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최대 1억원 한도이며 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최저 5.491%다. 대출 기간은 최소 1년부터 최대 10년으로, 상환 방법은 만기일시상환과 원금균등분할상환 중 선택할 수 있다. 중도상환해약금은 100% 면제한다.
대상은 사업자등록 후 영업 중인 개인사업자다. 쉽고 빠른 대출을 위해 사업과 관련된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지만 자영업자 대출로서는 가장 늦게 출사표를 냈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보증서나 담보 없이 신용도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금리는연 5~15% 수준이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최대 1억원 한도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지난 5월에는 보증서담보대출 상품도 시작했다. 신용대출은 이날 기준 최저 금리는 5.36%이며, 보증서대출은 고정 금리로 5.63%다.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은 이에 대해 "'대출 상품만으로 사업자들의 은행 경험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하는 관점으로 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늦게 출시했다는 말은 상대적 의미이고, 오히려 개인사업자만 온전히 바라보고 뱅킹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모든 은행들 중 가장 빠르게 접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발 주자인 만큼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미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이 포화 시장인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직후 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에게 내준 대출은 10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권 전체의 개인사업자 대출금액은 437조원으로 2019년 말보다 99조원 늘었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수요 증가세도 둔화한 탓에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 기존 고객을 끌어오는, 출혈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카카오뱅크의 금리 경쟁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눈에 띄는 차별화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최저 금리는 5%대로, 다른 인터넷은행의 금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팀장은 "우량한 신용을 가진 불구하고 대출받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도 있고 매년 120만명의 신규 사업자들이 발생하기에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모든 절차가 개인사업자에게 최적화돼 있어 사업자들이 이 상품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여신의 절반 이상을 기업대출로 채우고 단기적으로도 30% 이상을 기업대출로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