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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안양 탄약고 이전 사업 지렛대로 '20억 비자금'…검찰 포착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입력 2022.10.27 15:31
수정 2022.10.27 16:47

검찰 "지난해 비자금 20억 조성" 남욱 진술 확보…김용에게 간 8억47000만원과 별개

"안약 탄약고 이전 사업 맡게 되면 토목공사권 주겠다"며 토목공사업자에게 현금 20억 받아

남욱, 작년 4~8월 김용에게 불법 대선자금 전달하며 "이재명 대통령 당선되면 이전해 달라" 청탁

김용, 들어주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져

남욱 변호사.ⓒ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이 이른바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초 현금 2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김 부원장에게 전달했다는 8억4700만원과는 별개인 것으로 전해진다.


2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남 변호사가 지난해 초 복수의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에게 수십억원의 현금을 빌려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토목공사업자인 A 씨가 약 20억원의 현금을 남 변호사에게 건넸다고 한다.


대장동 사업 관계자는 "남 변호사가 돈을 빌려주는 A 씨에게 '안양 탄약고 이전 사업을 맡게 되면 토목공사권을 주겠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안양 탄약고 이전 사업은 김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도 관련 있다. 김 부원장의 구속영장엔 "남 변호사로부터 경기 안양시의 '군(軍) 탄약고 이전(移轉)' 청탁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남 변호사는 김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 자금' 전달과 함께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양시 '군 탄약고 이전'과 관련해 안양시의 민간 사업자 모집 공고보다 1년 이상 앞선 시점에 컨소시엄을 만들어 사업 준비를 마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탄약고 이전은 이재명 대표의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공약인 안양시 '박달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의 일부다. 군 탄약고를 이전한 뒤 그 부지에 정보 통신(IT), 연구·개발(R&D) 관련 시설과 주거 단지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총사업비가 약 2조원으로, '안양판 판교 테크노밸리'라고도 불린다.


남 변호사는 작년 4~8월 유 전 본부장을 통해 김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 자금 전달과 함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군 탄약고를 이전해달라'고 청탁했고, 김 부원장은 이를 들어주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검찰은 이와 함께 남 변호사가 2014년 6월 전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3억6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 등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당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을 위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던 때다.


유 전 본부장은 3억6000만원 중 1억원은 당시 성남시의원이던 김 부원장에게, 5000만원은 성남시 정책실장이던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대장동 사업 편의를 위한 대가였는지 들여다 보는 중이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한 서울중앙지검은 그가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돈의 전체 규모와 용처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20억원을 달라고 요청한 것은 작년 2월이었다. 남욱 변호사가 현금 20억원을 마련한 시기도 이때와 겹친다. 검찰은 현금 20억원이 융통된 시기와 상황 등을 볼 때 남 변호사가 돈을 김 부원장 등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작년 초 조성한 현금 20억원과 작년 4~8월 김 부원장이 받은 것으로 지목된 8억4700만원은 별개라는 결론을 지었다. 검찰은 8억4700만원의 경우, 대장동 사업 수익이 화천대유를 통해 남 변호사의 천화동인 4호로 건너간 뒤 돈세탁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해진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검찰이 이때 건네진 8억47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현금 20억원의 흐름을 파악해야한다고 주문한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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