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적격 담보증권에 은행채 포함...6조 RP 매입 실시

27일 금통위서 의결

차액결제 담보비율 동결

한국은행 사옥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적격담보증권 확대, 차액결제 담보비율 동결,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한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최근 단기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지고 그 영향이 채권시장에도 파급됨에 따라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한은은 대출 적격담보증권,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및 공개시장운영 RP매매 대상증권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은행채, 9개 공공기관발행채권 (RP매매 대상증권의 경우 기존에 미포함되어 있던 특수은행채를 추가로 포함)가 포함된다. 이번 조치로 국내은행의 추가 고유동성자산 확보 가능 규모는 최대 29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의 단계적 인상 계획(2023년 2월1일, 70%→80%)도 3개월간 연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담보 부담이 7조5000억원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기준(PFMI, 금융시장인프라에 관한 원칙)에 맞추기 위해 2025년 2월까지 매년 10%p씩 동 비율을 인상하기로 했던 당초 일정도 순차적으로 유예된다. 담보증권 제공 비율 100% 인상시점도 2025년 2월에서 같은해 5월로 연기된다.

한은은 위의 두가지 조치를 시행한 후 3개월 뒤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은은 단기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해 RP매입을 한시적으로 실시한다. 총 6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증권사와 증권금융 등 제2금융권이 대상이며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증권금융이다.

오는 2023년 1월 31일까지 RP매입을 실시하며, 매입 만기는 91물 이내로 14일물을 활용한다. 복수금리 경쟁입찰 방식(입찰 최저금리를 준거금리+10~20bp 수준으로 설정)으로 진행한다.

한은은 “이번 조치들은 통화정책의 주요 파급경로인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의 원활한 작동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RP매입의 경우 공급된 유동성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흡수되므로 현 통화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