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관극 넘어 투자까지…‘회전문’ 돌던 2030 여성 관객들의 진화
입력 2022.10.27 14:08
수정 2022.10.27 14:08
'미세스 다웃파이어' '드라큘라' 등 투자모집 프로젝트 흥행
투자자 중 2030 여성 비율 상승세...실관람층으로도 연결
그룹 방탄소년단, 배우 윤여정,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이, 이를 즐기는 대중의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게 했다. 단순히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재테크 수단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미 영화나 음악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 같은 흐름을 이어나간 가운데, 국내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4000억 규모의 뮤지컬 시장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이런 흐름은 자신의 관심사에 맞춰 투자하는 MZ세대가 중심이 된다.
뮤지컬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대표적인 투자처는 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첫 뮤지컬 투자 상품으로 ‘잭 더 리퍼‘를 선보였다. 당시 이 공연의 투자 모집을 진행한 결과 목표액 2억원의 102%를 달성했고, 당시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는 8.08%의 투자 수익률로 정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올해도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대한 투자가 진행됐다. 7월 14일 모집을 시작해 같은달 13일 모집 목표 금액이었던 4억 3000만원의 102%를 달성해 모집을 성공적으로 종료했다. 투자수익 정산은 내년 2월 이뤄진다. 또 내달 15일 개막하는 뮤지컬 ‘드라큘라’에 대한 투자 모집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눈에 띄는 건 투자자의 연령, 성별 비율이다. 펀더풀에 따르면 뮤지컬 프로젝트 투자자의 65% 이상이 여성이고, 그중 2030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잭 더 리퍼’의 경우 2030 여성 투자 비율이 약 32%였다면, 올해 진행한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약 41%까지 증가했다.
특히 이 투자자들이 실 관객층과도 연결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티켓 인터파크가 공개한 2021년 뮤지컬 관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뮤지컬 관객의 성비는 여성이 77.1%였고, 그 중에서도 같은 작품을 2회 이상 본 관객의 경우 2030 여성 비율이 7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배경에는 투자에 따른 혜택이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펀더풀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업계 최고 할인율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경우 300만원 이상 투자한 투자자에게 약 13만원 상당의 평일 R석 50% 할인 쿠폰 2장을 투자 혜택으로 제공했다. 이는 프리뷰, 조기예매, 재관람 등 기타 프로모션 대비 가장 높은 할인율이었다.
한 관계자는 “회전문을 도는 2030 여성 관객들의 경우,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려면 티켓 가격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 직접 작품에 투자를 해 수익을 챙기는 동시에 티켓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더욱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 투자에 참여한 만큼 작품에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기 위해 지인들이나 SNS에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한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인들까지 덩달아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 뮤지컬 티켓 판매약이 약 1826억원으로, 뮤지컬 시장 조성 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고 하반기에 기대작들이 대거 개막함에 따라 이 같은 투자 열기가 실제 시장 규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