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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 2주기] 선친 혁신 뒤이어…이재용, '뉴삼성' 가속페달 밟는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2.10.25 16:12
수정 2022.10.25 18:04

이건희 회장 1주기에 보여준 '뉴삼성' 본격 드라이브 전망

공급망 재편 속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기술 혁신 과제

연내 회장 취임 가능성…투자·M&A 탄력적으로 나설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데일리안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혁신 DNA를 이어받아 '뉴삼성'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지 주목된다.


선친이 '인간'과 '기술'을 중심으로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금융 위기 속에서도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것처럼, 이 부회장 역시 '제 2 신경영' 선언으로 경영체질을 강화하고, 일류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보다 굳건히 할 것이라는 기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고 이건희 1주기를 맞아 '새로운 삼성'과 '과감한 도전'을 키워드로 제시하며 '이재용의 뉴삼성'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다만 지난해에는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후에도 취업제한 조치 등을 의식해 공식적인 행보를 자제해왔지만, 올해는 8·15 특별사면으로 사법족쇄가 풀리면서 진일보된 '뉴삼성'을 제시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는 글로벌 경제 여건이 1997년 IMF, 2009년 금융위기처럼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혁신을 추진할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에 주목한다. 삼성의 경영체질을 강화할 뿐 아니라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로 일류기업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데다, 미·중을 중심으로한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기업들의 위기감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PC 출하량은 전년과 비교해 뚜렷하게 미끄러지고 있다. 소비 감소에 주요 제품인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묘책' 없이는 반도체 혹한기가 예상 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런 가운데 미·중 갈등은 날로 첨예화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패권을 위해 관련 장비 중국 반입 허가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과학기술자립'을 강조하며 반도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4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중국 공급 비중도 적지 않은 삼성전자로서는 이 같은 난국을 돌파할 전략이 절실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막식에 참석해 사이버 보안 부문 이슬, 제갈지혜 선수에게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내외 위기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은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기술(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투자하겠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 세계 최초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027년 세계 최초 1.4나노 양산을 정조준하고 있다. '파운드리 1등'을 위한 삼성의 집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초격차 기술로 글로벌 파고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삼성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 광복절 사면 이후 이 부회장은 그룹사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그룹 안팎을 두루 챙기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으며 이달 1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뿐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등 주요 국내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챙기고 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구내 식당을 찾아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재계는 그룹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이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뉴삼성'을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한다. 지난 12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약 2년 만에 면담한 것과 이날 고 이건희 회장 추모식에서 전·현직 경영진 300여명이 자리한 것도 삼성 경영체제의 변화가 감지된다는 주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서 터치버튼 세리머니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삼성전자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연내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 취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평가다.


회장 취임과 동시에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더불어 적극 육성중인 바이오, 배터리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대에 보다 진일보된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차기 인수·합병(M&A)에도 한층 공을 들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시점을 두고 업계는 12월 사장단 인사 시기를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인사와 조직개편은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만큼 '이재용의 뉴삼성' 선언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때가 가장 적절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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