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北위협] ③ 거칠어진 김정은, 다음 스텝은
입력 2022.10.13 01:00
수정 2022.10.13 01:00
7차 핵실험 가능성에 촉각
위성 가장한 ICBM 도발로
'이중기준 철회' 요구할 수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지난달 말부터 보름간 전술핵 운용 부대들의 군사훈련을 매듭지은 가운데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훈련 지도 과정에서 대화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향후 지속적인 도발을 통해 '국방력 강화' 노선에 힘을 실을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형 잠수함을 비롯해 북한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여럿이지만, 기정사실화된 7차 핵실험을 언제 감행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최대 우방국인 중국이 오는 16일 공산당대회를 열고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을 결정할 예정인 만큼, 당분간 '로키(low-key)'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 당대회가 통상 일주일가량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23일께부터 미국 중간선거(11월7일) 전까지가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중국 당대회와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실험에 앞서 위성 발사를 가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북측은 지난 3월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발사했으나 공중폭발하며 실패한 바 있다. 당시 폭발음은 평양에서 감지됐으며 '파편 비'가 내리는 것까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 등에 따르면, 북측은 동요하는 평양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공중폭발 8일 만에 화성-15형을 화성-17형으로 둔갑시켜 재발사에 나섰다.
신형 ICBM 발사에 실패한 북한으로선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재개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4월 북한의 핵탄두 장착 ICBM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과 관련해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북한이 ICBM 카드를 다시 꺼낸다면 '이중기준 철회' 논리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위성을 가장해 ICBM을 발사한 뒤 '정당한 국방력 강화'라는 억지 주장을 거듭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당시 제8차 노동당대회(2021년1월)에서 확립한 5개년 계획을 언급하며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위성과 ICBM이 '머리'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탄두를 탑재하느냐 정도의 차이를 가질 뿐, 기술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발사체라는 점이다. 국제사회가 과거 북한의 '위성 개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간주하며 규탄 메시지를 내놓은 이유다.
만약 북한이 실제로 위성을 가장한 ICBM 도발에 나설 경우, 한국·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압박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중기준 철회 논리를 거듭하며 핵실험 버튼을 본격적으로 만지작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북한이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핵실험 카드를 섣불리 사용하지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치적 목적과 의도에 따라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추가 핵실험을 통해 대화 재개나 제재 완화 등 '양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