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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OPEC 원유 감산' 사우디 관계 재검토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2.10.12 12:04 수정 2022.10.12 12:41

NSC "바이든, 의회와 함께 논의할 것"

사우디, '감산 늦춰달라' 美 요구 거절

'카슈끄지' 관련 대화 공개에 사우디 분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 원유 감산 발표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11일(현지시간) 취재진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향후 사우디와 관계가 어떤 형태가 돼야할지 보고 있다"며 "우리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때"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관계 재평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소통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와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OPEC+가 11월부터 원유생산을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발표하면서 미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실망스럽고 문제가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가 원유감산 결정을 늦춰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고 대규모 감산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OPEC과 OPEC+의 감산 결정 며칠 전 미 정부 관리들이 사우디와 주요 산유국에 전화를 돌리며 '다음 회의로 감산 결정을 미뤄달라'는 긴급 요청을 전달했다고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사우디 등으로부터 '절대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WSJ는 감산이 러시아를 편드는 선택이라는 미 정부 관리들의 경고조치가 오히려 사우디의 탈미국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18년11월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AP/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2018년 피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지목된 사우디 정권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카슈끄지 암살 사건 관련 사우디 왕가와의 개인적 대화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바이든 행정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언급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예멘-사우디 전쟁을 반대하고, 이란 핵합의 복원을 주도하는 등의 요인도 무함마드 왕세자의 분노를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하루 50만 배럴 증산을 계획하던 사우디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후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에 따라 증산 폭을 하루 10만 배럴로 대폭 낮췄다고 사우디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안보 특사가 사우디 에너지장관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에게 '약속을 어겼다'는 항의 메일을 보냈다. 이에 격분한 압둘라지즈 왕자가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석유 정책'을 구축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감산 연기를 압박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발끈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열리는 사우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 참석 취소도 검토 중이라고 미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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