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열전 ②] 김기현, '1일 1재명' 때리기로 '존재감' 확대
입력 2022.10.10 00:00
수정 2022.10.09 22:43
김기현 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겨냥
'날강도', '배설', '뇌물 참사 몸통' 등 비판
'협상력·리더십' 입증한 金, '거야 대항마'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당대표 도전을 위해 '존재감 키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협상력과 리더십 등을 입증한 김 의원이 차기 당권 주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유일한 장애물인 '낮은 인지도'를 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거야(巨野)와의 정쟁에서 앞설 수 있단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지 궤변도 유분수지 반일몰이로 대북 억지력 강화에 나선 한·미·일 군사훈련의 본질을 훼손하며 적을 이롭게 하는 짓은 딱 '이심정심(이재명의 마음이 곧 김정은의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미·일 훈련을 겨냥해 '친일 국방'이라고 발언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이재명 저격'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성남FC 후원금 뇌물 사건'을 이 대표가 지시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그를 '날강도'라고 비난했다. 지난 3일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를 비판한 이 대표의 발언을 '배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도 김 의원은 이 대표를 '뇌물 참사 몸통'으로 규정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처럼 김 의원이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자주 쏟아내는 이유는 강력한 '거야 대항마'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국회 과반이 넘는 169석의 의석을 점유한 민주당을 이끄는 이 대표와 맞설 수 있는 굳건한 당대표의 모습은 현재 국민의힘이 가장 필요로 하는 당대표의 조건과 일치한다.
실제로 당내에선 김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지난해 7월 당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하는 등 의정 경험과 대야 협상력은 이미 입증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박홍근에게 자리를 넘겨주면서 '김기현과는 협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뒷 얘기가 있을 정도로 의정경험이나 당내 신망 등에서는 압도적인 면모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당내·외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에 대한 견제를 통해서도 존재감 넓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에 대해 "우리 당에선 아직 잉크도 채 안 마른 (입당한 지) 몇 달밖에 안 됐다"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도 1위를 기록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의 상당수를 보면 역선택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힘을 이끌 인물이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피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미 김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원내대표로서 당을 이끌어 정권교체를 일궈내며 리더십 또한 입증됐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루고 있는 만큼 당내 신망도 두터운 상황이다. 앞서 김 의원이 주도하는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는 1차 모임에 47명의 의원이 모인데 이어, 55명(세 번째), 35명(다섯 번째) 등 모임에도 대규모 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김 의원이 지난달 21일 주최한 '미디어, 미래를 위한 개혁 대토론회'에도 41명의 의원이 자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김 의원은 당내 세력 확보와 함께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