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충격에 러 동원령까지...쌓이는 악재에 증시 부진 장기화?
입력 2022.09.23 06:00
수정 2022.09.23 03:29
연준 자이언트스텝에 매파적 기조 재확인
푸틴 군 동원령 발령으로 전쟁 장기화 조짐
불확실성 증대 속 코스피 하단 2050 전망도
지난 두 달간 짧은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상승)을 보였던 국내 증시가 긴축 강화와 전쟁 장기화 등의 악재로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등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코스피지수 하단도 2200을 넘어 2050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와 러시아의 동원령 발령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의 부진 흐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실히 완화되기 전까지 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기조를 지속해 나갈 방침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21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6월과 7월에 이은 3회 연속 이뤄진 조치로 기준금리는 기존 2.25~2.5%에서 3.0~3.25%로 조정됐다. 이로써 중립금리 수준이자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인 2.5%를 상회하게 됐다.
예상에 부합되는 수치였지만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높은 수준의 금리를 내년까지 유지한다는 회의 결과 발표가 이뤄졌고 이는 증시에 타격을 입혔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상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올해 말 4.4%, 내년 말 4.6%로 상당히 올라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7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1.79%)가 모두 1%대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코스피·코스닥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극내 증시는 지난 7월과 8월 두 달간의 베어마켓랠리 후 이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지수만 봐도 7월 초(6일 종가 2292.01) 2200선까지 밀려났지만 이후 우상향하며 8월 중순(16일 종가 2533.52)만해도 2500선을 훌쩍 넘기도 했다.
지난달 하순(8월31일 종가 2472.05)에도 2400대 후반을 유지했던 지수는 이달 들어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2300선 초반(9월22일 종가 2332.31)까지 밀려난 상태다. 지난 7월 초 장중 기록했던 연저점(2276.63)에 상당히 근접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앞으로도 적극적인 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 전반적인 약세 흐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번 하락 추세에서의 코스피 저점을 2050선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되는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한국과 미국 등 국내외 중앙은행들의 고민이 증시의 불확실성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 상충되는 둘의 관계 속에서 방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지속되면서 긴축이나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여름과 대비해 달라진 연준의 스탠스와 추가적인 경기둔화 전망이 지수 조정 장기화의 이유”라며 “다시 연준의 속도조절 가능성이 대두될 때 유의미한 지수 반등 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격화시키면서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과 관련해 부분 동원령을 발령하면서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징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현재 전장 상황과 별도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쟁이 재차 강대강 국면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지만 한편으로 러시아의 전력 소모가 상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전쟁 양상을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