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밀어내기 분양…주택경기 침체 속 청약성적 '온도차'
입력 2022.09.14 06:02
수정 2022.09.13 16:28
12월까지 전국서 16.2만가구 분양 봇물
금리인상에 따른 공급주체 비용부담 가중
청약시장 관심 '시들'…분양가·입지 따라 양극화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한 가운데 연말까지 전국에서 대규모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뉴시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한 가운데 연말까지 전국에서 대규모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금리 인상 여파와 부동산가격 하락 분위기가 장기화하면서 단지별, 입지별 청약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오는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16만2892가구 규모다. 올해 아파트 분양 예상 물량(40만9314가구)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실적(15만7600가구) 대비 약 5000가구 많다.
수도권에서 7만6321가구, 지방은 8만657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 가운데 70%가량이 경기도 물량이다. 그간 신규 공급이 부족하던 서울에서도 1만가구 이상이 분양된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5만2755가구 ▲부산 1만5339가구 ▲충남 1만2492가구 ▲인천 1만2914가구 ▲서울 1만1372가구 ▲대구 1만604가구 ▲경북 9421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단기간 분양물량이 대거 몰린 데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올 초 대선,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시장에선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컸으나 실제 완화 폭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사상 첫 4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말께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서둘러 적체된 물량을 밀어내기하고 있단 분석이다.
다만 분양일정을 내년 이후로 미루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아 실제 분양물량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연내 분양을 예고했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신반포15차, 이문3구역 등 사업지들도 현재까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달부터 연말까지 일반분양을 계획 중인 전국의 정비사업지는 53곳 정도다. 실제 연내 분양을 예고했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신반포15차, 이문3구역 등 사업지들도 현재까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매수심리 위축으로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인 것도 한몫한다. 올 8월까지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0.4대 1로 1년 전 19.8대 1보다 떨어졌다. 1순위 경쟁률은 같은 기간 19.3대 1에서 10.1대 1로 낮아졌다.
지난해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도 올해 29.8대 1로 하락했으며 경기도 역시 28.7대 1에서 8.6대 1로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업체들이 분양을 미룬다고 해서 당장 내년부터 시장 여건이 좋아지리란 보장이 없고 좋아지는 시점에 맞춰 모든 물량을 쏟아낼 수는 없다"며 "명확하게 미분양 리스크가 있거나 분양가를 적합한 가격에 받을 수 없는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연말까지 계획한 물량을 털어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준공후 미분양은 아직 염려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며 "여전히 시장에는 무주택자가 존재하고 신축에 대한 선호도가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공급물량이 대폭 늘더라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연말까지 단지별 청약 성적은 뚜렷한 온도차를 낼 거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역대급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던 서울도 1년 만에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올 정도"라며 "아직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여지가 남은 데다 대출 상환 부담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만큼 고분양가나 입지 여건, 브랜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지들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기 힘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