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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한남노 아닙니다"…뉴스 앵커도, 마트도 실수연발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2.09.04 15:05
수정 2022.09.04 16:07

한국 남성 비하 표현 '한남' 연상…주소명 '한남로'와도 비슷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국내 한 대형마트의 '힌남노'오기 사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며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태풍 이름을 놓고 곳곳에서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에겐 생소한 명칭인 ‘힌남노’(Hinnamnor)의 발음이 인터넷상에서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인 ‘한남’을 연상시키는 탓에 실수로 잘못 읽거나 표기하는 사례에도 고의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한 공중파 방송에서는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른 특집 뉴스에서 여성 앵커가 태풍의 이름을 ‘한남노’라고 잘못 발음해 논란이 됐다. 이 앵커는 곧바로 ‘힌남노’라고 정정했으나 해당 장면을 접한 누리꾼들 중 일부는 메인 뉴스 앵커가 남성 비하 발언을 입에 담았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 대형마트의 한 점포에서 ‘한남노 태풍으로 배송불가지역’이라는 공지를 냈다는 사례가 올라왔다. 해당 마트 본사에서 공지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타가 있었고, 서둘러 교체했으나 그 사이 공지가 공개되며 논란을 빚었다.


일부 언론매체들 역시 속보나 사진을 급하게 올리는 과정에서 ‘한남노’로 표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4일 현재까지 포털사이트에서 ‘한남노’라는 제목으로 검색하면 표기가 잘못된 기사가 다수 등장한다.


이처럼 고의성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힌남노가 우리 입에 익숙지 않은 용어라는 점에서 고의로 남성 비하발언인 ‘한남’을 언급했다기보다는 실수인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오히려 서울시 한남동 지역 주소명인 ‘한남로’와 발음이 더 비슷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주가 예정된 외교부 공관도 한남동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태풍에 생소한 이름이 붙은 것은 태풍 명칭을 정하는 국제 규정 때문이다. 힌남노는 라오스 캄무안주에 위치한 국립공원인 ‘힌남노 국립자연보호구역’에서 딴 명칭이다.


태풍의 이름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태평양 국가들로 구성된 태풍위원회에서 회원국별로 제출한 명칭을 순번을 정해 사용한다. 한국을 비롯, 북한 중국, 일본,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태국, 미국, 베트남, 라오스 등 14개국이 태풍위원회에 속해 있다.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28개씩 5개조로 구성되고, 1~5조까지 순차적으로 태풍의 이름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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