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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만 믿었는데"…타이어업계도 美 IRA 후폭풍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2.08.30 13:22
수정 2022.08.30 14:42

현대차‧기아, 美서 보조금 혜택 제외에 타이어업계도 '덜덜'

한국·넥센 '아이오닉6'·금호 'EV6' 타이어 공급으로 영향 전망

'선택 아닌 필수' 된 美 투자…타이어3사 추가 투자 검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외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전기자동차용 타이어에 사활을 걸던 국내 타이어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냉가슴을 앓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현지 판매에 비상이 걸리면서, 이들의 전기차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한국산 부품인 타이어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측과 협의를 하면서 법안이 완화될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만약을 대비해 미국 투자를 추가하거나 투자 일정을 앞당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자국 산업 보호를 추구하는 IRA 시행을 앞두고 현대차·기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타이어업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자동차를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 중인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다.


아직 법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북미 생산 품목이 부품과 타이어 등으로 확대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품목들도 해당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일정 비율은 65%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직접적으로 보조금에 영향이 미치진 않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우려가 돼 현지생산 부분이 계속 논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6. ⓒ현대자동차

지난 몇 년 간 녹록치 못한 경영환경으로 전기차 타이어로 활로를 모색했던 타이어업계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전기차 타이어는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일반타이어 보다 수익성이 좋아 업계는 판매 비중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기대감이 부푼 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현대차 아이오닉6에 전기차용 타이어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호타이어는 현재 기아 EV6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결국 미국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지난해 미국 반덤핑 관세 부과로 미국 투자를 단행했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2조1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 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했다. 이전부터 계획했던 안건으로 꼭 IRA를 위한 결정은 아니었지만 시기가 맞물려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처음부터 IRA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을 계획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시기가 맞아떨어졌다"며 "향후 IRA 대응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아에 공장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추가적인 미국 투자를 검토 중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지만 미국 공장을 더 구축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공장만 구축한 넥센타이어는 미국 공장 증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넥산타이어 관계자는 "증설은 지금 유럽 쪽에만 하고 있지만 미국 공장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확정된 부분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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