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기관 대량 매도에 신저가 ‘휘청’…바닥 어디?
입력 2022.08.24 05:00
수정 2022.08.23 16:38
기관 5일간 4236억 순매도…한화證, 목표가 36%↓
카카오뱅크가 연일 신저가다.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 크지만 기관의 매도 폭탄이 직접적인 여파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후 최저가 도달에도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코스피가 약세장을 보인 최근 5거래일(8.17~23)간 14.20%(3만2400원→2만7800원) 하락했다. 지난 19일에는 장중 2만7150원에 거래되며 상장 후 최저가를 찍기도 했다.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기관이 카카오뱅크를 집중적으로 팔아 치운 영향이다. 지난 17일 이후 기관은 코스피 종목을 1조6797억원 순매도 했는데 카카오뱅크만 4236억원어치 정리했다. 이는 차순위 삼성전자(-2712억원) 보다 약 1.5배나 많은 규모다. 그나마 개인(2478억원)과 외국인(1720억원)이 매물을 소화해 하방을 지탱했다.
기관의 카카오뱅크 매도세는 대내외적 여건 보다 종목 이슈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타 금융주와 비교해 투자심리가 다르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최근의 증시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우려와 환율 급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주는 금리인상에 따른 수혜와 약세장에 배당 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만큼 타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하방 압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기관은 최근 5거래일 간 하나금융지주를 241억원 순매수 한 것으로 집계된다.
카카오뱅크의 부진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이슈와 카카오톡 송금 제한 논란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8일 KB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주식 약 3810만주(8.00%) 중 1476만주(3.10%)를 2만8704원에 블록딜을 통해 매도했다. KB국민은행의 이번 블록딜은 자본 효율성 강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본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매각을 한 것”이라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안정화되고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카카오톡 간편송금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선불충전을 이용한 송금을 금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신저가 행진에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추가 블록딜 우려가 남아 있는데다 이커머스 부문의 성장성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 외에도 초기 투자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카카오톡 간편결제 제한 관련 전자금융법 개정 등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를 지켜봐야 카뱅의 주가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내려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하고, 목표가를 기존가에서 36% 낮춘 3만원으로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적인 비용 수준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외형 및 플랫폼 취급고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며 “현 주가에서 상승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