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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사연도 ‘겹치기’?…상담 예능 ‘단골’들이 흐리는 진정성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8.22 14:33
수정 2022.08.21 18:33

조지환-박혜민·최성욱-김지혜 부부

상담 예능 전전하며 피로도 유발

방송 직후 홍보 열 올리는 출연진에 '진정성' 흔들

비연예인은 물론, 연예인과 그 가족들까지 총출동 중인 상담 예능이 화제성을 유발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출연자들이 여러 상담 예능을 전전하며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가 하면, 방송 직후 홍보에 열을 올려 반감을 사고 있다.


ⓒMBC 캡처
‘금쪽같은 내새끼’ 출연 이후, 홍보 열 올려 빈축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이하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7살, 4살, 4살 아이를 돌보는 프리랜서 쇼호스트 엄마의 고민이 담겼다. 막내 금쪽이의 떼쓰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고민을 토로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오히려 엄마와 손자, 손녀들을 돌보기 위해 올라온 할머니의 관계에 대해 지적했다. 서로 다른 육아관 때문에 종종 갈등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설명하면서, 맞벌이 부부와 황혼 육아 문제 등 아이를 키우며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화와 조언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이 가족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길이 이어졌다. 이날 사연의 주인공이었던 프리랜서 쇼호스트 엄마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금쪽같은 내새끼’ 솔루션으로 엄마랑 화해했어요”라며 해당 출연을 콘텐츠화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여기에 몇 개월 전에는 ‘애로부부’에서는 부부 관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담 예능을 방송 출연의 수단, 나아가 홍보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최근 상담 예능들의 고질적 문제기도 하다. 육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금쪽같은 내새끼’를 비롯해 부부들의 이야기를 담는 ‘애로부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연예인, 비연예인들이 전문가, 또는 MC들에게 상담을 받는 ‘금쪽 상담소’, ‘오케이? 오케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등 상담 예능이 예능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과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 또한 이혼 부부들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상담예능 전전하는 연예인들, 화제성 효과 노리나

이에 비연예인은 물론, 연예인들과 그 가족들까지 상담 예능을 통해 사연을 공유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사이, 시청자들은 쉽게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사연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끔은 화면 속 전문가를 통해 문제 해결의 팁을 얻곤 하던 시청자들이 연예인들의 사연에 거리감을 느끼거나 방송 직후 이어지는 홍보 효과에 반감을 사기도 한다.


물론 출연자들에게 홍보의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상담 예능을 여러 차례 전전하면서 유사한 고민을 토로해 피로감을 유발하고, 출연 의도를 의심케 하는 일부 상담 예능 ‘단골’들이 상담 예능의 핵심인 진정성을 흔들고 있다.


‘애로부부’에서는 잦은 부부 관계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던 배우 조지환과 아내 박혜민이 최근에는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고부 갈등에 대해 호소했다. ‘속풀이쇼-동치미’에 출연해 자신들의 갈등에 대해 호소한 바도 있다. ‘결혼과 이혼 사이’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격렬하게 대화도 한 끝에 이혼이 아닌 결혼 생활 유지를 선택했었던 가수 최성욱, 김지혜 부부는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부부 갈등에 대해 다시 토로했다.


물론 방송에 출연해 호소할 만큼 심각한 문제였기에 여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과도하게 사생활을 노출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시청자들의 피로도는 물론, 고민을 반복하는 사이 그들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힘을 잃게 된다.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담 예능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게 된다.


홍보성 출연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하고, 디테일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자신들의 사연에 진정성을 부여하려고는 하지만, 이들의 자극적인 발언이나 행동들은 어김없이 화제성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잠깐의 효과를 누릴 수는 있으나, 진정성이 바탕이 돼야 하는 상담 예능에 출연 의도에 물음표가 붙는 이들의 출연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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