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당헌 80조 완전 삭제 청원'에 "이재명도 수긍한다고 했는데…"
입력 2022.08.18 14:49
수정 2022.08.18 14:49
"절충안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같은 내용 계속 못 다뤄…받아달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가 '이재명 방탄용' 논란이 불거진 당헌 80조 1항(기소 시 직무정지)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이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이 당 청원게시판에 '당헌 80조 완전 삭제'를 요구하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다시 논의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 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엄수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뒤 기자들과 만나 "당헌 80조 문제는 어제 비대위에서 여러 사람들이 고려해 결론을 내렸다"며 "당헌 개정을 원했던 당원들의 입장에서 절충안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받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내용을 세번, 네번 다룰 수는 없다"고 했다.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선거용"이라며 "개인적으로 통화해 봤는데 이정도면 합리적으로 절충했다고 본다는 게 대다수의 입장이고, 이 의원도 절충안에 대해 수긍한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셨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다음 지도부에서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재논의를) 진행하면 될 문제"라고 했다.
앞서 비대위는 전날(17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결정(하급심에서 금고 이상 유죄 판결 받은 경우 직무 정지)을 뒤집고 현 당헌 80조 1항(기소 시 당직자 직무 정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80조 3항(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앙당 윤리심판원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은 수정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징계 처분 취소의 주체를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원회로 바꿨다.
한편 우 위원장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세 번의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매우 초라하다. 민주당을 만드시고 민주당의 정신을 지켜오셨던 대통령님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민주당을 재건하고 일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또 위기가 오면 대통령님이 그리워진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아마 지금 살아계셨다면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민주당이여 민주주의,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하셨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 민주당이 김대중 정신을 지키고 후예를 자처한다면 대한민국에 오고 있는 여러 위기를 민주당이 앞장서서 막아내고 극복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