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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을 키웠는데"…대학병원서 시험관 시술받고 낳은 아들, 유전자 불일치 '청천벽력'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2.08.17 15:28
수정 2022.08.17 11:10

A씨가 시험관 시술을 담당한 교수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 CBS 유튜브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얻은 아들 유전자가 아버지와 불일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26년 전 시험관 시술을 받은 A씨가 출연해 사연을 털어놨다.


A씨는 "(어린 시절) 아이가 간염 항체 주사를 맞은 다음 검사를 했는데 소아과 선생이 '아이가 A형인 거 알고 계시죠?'라고 말씀했다"라며 "(저희 부부는) 둘 다 B형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상함을 느낀 A씨는 시술을 담당했던 교수에게 연락했다. 교수는 "시험관 아기한테는 돌연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교수의 말을 믿은 A씨는 20년이 지난 후 성인이 된 아들에게 혈액형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병원 측에 자료를 요청했다.


그런데 병원 측은 "그 당시 자료가 없어서 도와드릴 수가 없다"라고 했다.


이후 A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지난 7월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들의 유전자가 어머니인 A씨 아내와는 일치했으나 A씨와는 불일치했던 것이다.


A씨는 "검사소에서도 이상해서 두 번을 더 해보셨다고 한다"며 "믿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분(검사관)한테 돌연변이 사례를 보신 적 있냐고 여쭤봤더니 없다고 하더라. 그냥 주저앉아 있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는 시험관 시술을 담당한 교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병원 측은 해당 교수가 정년퇴직했다고만 대답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서 알아보니까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에서는 병원 실수로 이런 사례가 너무 많다고 들었다"라며 "실수 아니고서는 어려운 상황이더라"고 호소했다.


이어 "처음에는 진실만 알고 싶었는데 병원에서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고, 저는 피해를 보고 있는데 가해한 사람은 없다 보니 법적 대응도 준비해야 하나 (생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아들은 모르고 있다"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제가 마음을 좀 추스르고 설명해야겠다 싶은 마음에 아직 말 못했다"고 털어놨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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