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공정위, 환경변화 맞춰 법·제도 재정비
입력 2022.08.16 14:16
수정 2022.08.16 14:16
16일 업무보고, 실효성·자율성 중시
불공정·반칙·질서 저해는 엄정 제재
사실상의 수장 공백 상태인 공정거래위원회가 16일 새 정부 업무추진 과제를 마련해 대통령에 보고했다.
대통령실 핵심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공정거래 법집행 혁신·자유로운 시장경쟁 촉진·시장 반칙행위 근절·중소기업 공정거래 기반 강화·소비자 상식에 맞는 거래질서 확립 등 5대 핵심과제를 구체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보고에서 관련 방침과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쟁 등 시장친화적인 기조로의 변화가 있는 만큼 규제보다는 자율적인 체계하에 실효성을 높이는 대신 불공정이나 반칙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공정거래 법집행과 관련해서는 시장경제 정착을 위한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공정위 조사·사건 처리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법집행 방식의 효율화로 실효적인 피해구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사를 받는 기업에는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를 명확하게 고지하고, 조사과정(자료제출 등)에 대해서는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한다. 위원회 심의 이전단계부터 공식적인 의견제출 기회를 늘리고 대규모 사건은 신청 때 심의 속개를 원칙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 제정, CP제도·분쟁조정 등 민간 분쟁해결 절차 보강, 단순 질서 위반행위 지자체에 이양, 사적분쟁 자율규제 때는 과징금 감면 등 절차와 기준을 개선한다.
자유로운 시장경쟁 촉진을 위해서는 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디지털 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재편은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을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시장진입을 막고 창의적인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부분은 개선된다. 경쟁촉진형 규제개혁, 대기업집단제도 정비, M&A심사 개편 등이 정비된다.
현재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설계·부과토록 한 제도를 개선해 기업이 자진 시정방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공정위와 기업 간 협의를 통해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반칙에는 엄정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모바일 등 새로운 ICT산업에서 기존 독과점 사업자가 역량 있는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출을 가로막거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시장의 경쟁원칙을 부정하는 입찰담합 관행을 개선한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분야의 경우 과거 인텔·퀄컴 사건에서처럼 사실상 베타조건부 거래조건을 부가해 경쟁사를 배제하는 전략이 5G시대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앱마켓 경우는 자사 앱마켓에만 독점 출시토록 하는 방식으로 경쟁 앱마켓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적발돼 현재 조사 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공정위의 설명이다.
특히 국민 생활에서 밀접하게 쓰이는 일상 소비재와 산업경쟁력의 근간인 중간재 분야에서 벌어지는 카르텔의 제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담합을 유발하는 제도와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부당 내부거래·사익편취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새롭게 규율대상에 포함된 기업에 대해서는 사전에 법 위반 예방교육도 병행하며, 공정한 경쟁질서를 현저히 저해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고발하는 고발제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정위의 전속고발제는 사법당국의 기소·판결사례를 분석해 객관적 고발기준 마련하고 의무고발 요청기한 명시, 절차 투명화 등을 통해 객관성과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의 미래 역량을 훼손하는 기업 탈취나 플랫폼을 둘러싼 갑을 이슈, 원자재 가격 급등을 반영한 납품단가 등 ‘힘의 불균형’에 따른 불공정행위 근절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한 민간 중심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자율규제 방안을 구체화하고, 그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센티브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피해와 안전한 소비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도 협엄을 통해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SNS 뒷광고·거짓후기·눈속임 상술(Dark Pattern) 등 온라인에서 몰래 대가를 지급받거나 거짓된 홍보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게임 아이템·명품 커머스 등 계속 발생하는 소비자 안전 문제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셀프 빨래방·배달앱·오픈마켓·항공마일리지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약관은 시정하고, 전기차·5G 등 신기술·서비스 분야의 과장·기만 광고에 대해서도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