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14.3조 '역대급 적자'…힘 실리는 전기요금 인상론
입력 2022.08.12 13:00
수정 2022.08.12 13:07
1분기 7.7조 이어 2분기에도 6.5조 영업손실
단발성 아닌 만성화 된 한전의 적자 고공행진
"정부의 과감한 전기요금 카드 필요" 주장↑
한국전력이 올해 2분기에도 7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상반기에만 14조원이 넘는 '역대급 적자'를 냈다. 연료비 상승 충격으로 한전 손실이 단발성이 아닌 만성화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정부가 합리적인 전기요금 인상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14조30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분기 분기 사상 최대치인 7조7869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6조5164억원 적자를 낸 여파다.
전년 상반기 대비 손실금액이 14조1160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에도 불구하고 3조3073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급등 등으로 17조4233억원 증가한데 기인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3.9%→77.1%)이 오르며 판매량이 4.0% 늘고 요금조정으로 판매단가가 상승하면서 '전기판매수익'은 2조5015억원 증가하는데 불과했다.
이와 비해 자회사 연료비는 6조8239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9조6875억원 증가했다. 이외에도 발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추가 영업비용이 9119억원 증가했다.
한전은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LNG, 석탄 등 연료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전력시장가격(SMP)이 2배 이상 상승한 점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전 적자 고공행진에…"과감한 전기요금 카드 필요"
한전의 2분기 적자(6조5164억원)는 지난해 연간 적자(5조8601억원)를 넘어선 규모다. 사상 최대 영업손실(7조7869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에 이어 적자 고공행진이 단발성이 아닌 일련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정부가 합리적인 전기요금 인상 단행을 통해 한전의 재무위기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부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분기 조정폭을 연간 조정폭(±5원/kWh)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3분기 조정단가를 ㎾h당 5원 인상했지만 한전 재무위기를 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 제도 수정없이 조정단가를 연간 5원씩 여러 차례 나누어 인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서 한전이 산업부에 요구한 33.8원이나 그에 준하는 수준을 한번에 올리는 '빅스텝' 혹은 '자이언트스텝'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주장을 내고 있다.
월 평균 350kWh 전기를 사용하는 4인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조정단가 5원 인상 시 전기요금은 1750원 오르고, 33.8원 인상 시 1만1830원 오르는 수준이다.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 5년간 에너지 전환, 탈원전 정책이 추진되며 에너지 믹스에서 비싼 연료 비중이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우크라 사태 등으로 연료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정부는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