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도피 중 3차례 호화 여행"…절친 법정 증언
입력 2022.08.09 11:00
수정 2022.08.09 11:05
도피조력자 2명에 대한 4차 공판…"이은해와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절친 증인 출석
"조력자 협박에 처벌 무서웠지만 감수하고 진술… 모두 사실" 주장
"이은해, '구속될 것 같다. 조사받으러 안 가겠다'고 말하기도"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31)씨가 4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절친인 중학교 동창과 3차례 부산 등지를 여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 심리로 열린 A(32·남)씨 등 도피조력자 2명에 대한 4차 공판에 이씨의 지인인 B(31·여)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법정에서 "이씨와 중학교 동창이며 제일 친한 친구 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으며 "(도피조력자) A씨도 1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라고 밝혔다.
그는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도피 기간 은신처로 이용한 오피스텔 2곳에 모두 방문한 적 있는 인물로, 범인도피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또 다른 도피조력자다.
B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아침에 이씨로부터 전화를 받았죠"라는 검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는 올해 4월 검찰 조사에서 "이씨가 '구속될 것 같다. 조사받으러 안 가겠다. 나 간다'고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가 "이씨가 살인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도주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맞느냐"고 묻자 B씨는 "네"라며 인정했다.
B씨는 또 이씨와 조씨가 지난해 12월 도주한 이후 올해 4월 검거될 때까지 모두 4차례 만났으며, 이 중 3차례는 은신처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주변을 벗어나 함께 여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월 29일 일산 일대에서 이씨와 조씨를 만나 함께 고기를 먹은 뒤 이들의 은신처인 오피스텔에서 잤다고 했다. 당시 A씨가 B씨를 인천에서 만나 일산까지 태워준 뒤 술값 등을 계산했다.
B씨는 이어 2월 12∼13일에도 A씨 몰래 이씨와 조씨를 서울 종로와 일대에서 만나 고기를 먹고 호텔에서 함께 숙박했다.
그는 법정에서 "서울 호텔에서 숙박한 뒤 다시 일산으로 가서 해장하자고 해 라면을 먹고 헤어졌다"며 "'현금을 써야 한다'며 이씨가 결제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전에 만났을 때 이씨가 'A씨와 함께 돈을 벌고 있다'고 해 돈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씨와 조씨는 같은 달 19∼21일에도 부산에서 B씨와 만나 유명 관광지 등지를 여행한 뒤 백화점 내 찜질방을 이용했으며 검찰이 공개수배(3월 30일)를 한 직후인 4월 2∼3일에는 경기도 양주에 있는 펜션에서 1박 2일로 여행을 하기도 했다.
B씨는 "이씨가 공개수배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계속 이야기하고 힘들어해서 (펜션에서) 위로해줬다"며 "이씨가 '일이 너무 커졌으니 원래 계획인 3억원을 모아 유명 변호사를 선임하는 건 힘들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검사가 "매우 높은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이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냐"고 묻자 B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