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Z세대 감성 ‘노크’…콘텐츠 ‘맛집’ 어디?
입력 2022.08.04 06:00
수정 2022.08.03 15:12
OK저축은행 ‘읏맨’ 효과…유튜브 구독자 90만명↑
‘B급 유머’ 저격…쉽고 빠른 재테크 노하우 전달
저축은행들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공략하기 위해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유튜브 채널 등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재밌는 콘텐츠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연스런 상품 홍보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가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유튜브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OK저축은행이 구독자 100만명을 앞두고 있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유튜브 구독자를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OK저축은행은 공식 채널 1개와 자사 캐릭터 읏맨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전날 기준 공식채널 구독자수는 7만2400명, 읏맨 채널의 구독자는 8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두 채널을 합하면 90만명을 넘어 사실상 업계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함과 동시에 최초로 100만명을 뛰어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이 유튜브 홍보에 열심인 이유는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캐릭터 읏맨을 통해 웹툰이나 쿡방 ASMR 등 젊은 층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저축은행 역시 유튜브 활동에 열심이다. 이들 저축은행 유튜브 역시 MZ세대가 좋아하는 ‘B급 감성’을 관통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전날 기준 48개 유튜브 동영상으로 업계서 가장 많은 7만96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직원이 직접 출연해 재테크 방법을 설명해주거나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회사 홍보 영상 제작기를 담아내는 등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
특히 지난 2020년 B급 유머로 인기를 끈 유튜버 채널 ‘짤툰’과 협업해 선보인 ‘아버지의 유산2’ 영상은 누적 조회수 145만회를 돌파하며 MZ세대인 2030 젊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총 1만5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317개의 동영상을 제작,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200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SBI저축은행의 유튜브에는 인기 유튜버와 협업한 먹방 콘텐츠, SB아이콘즈 ‘내일은 야구왕’은 물론, 고양이 세빵이를 통해 반려묘를 키우는 구독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증권 등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상상인그룹의 약진도 눈에 띈다.
상상인그룹은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상상인’을 통해 재테크 및 투자 정보를 제공해 1만460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이는 인기 유튜버인 엄지윤과 조진세를 내세운 웹 예능 ‘보부상’ 효과로 풀이된다. 보부상은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는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로 ‘보람찬 부업생활 With상상인’의 줄임말이다.
저축은행들은 유튜브 활동 외에도 TV광고를 통해서도 이미지 쇄신에 한창이다.
OK저축은행은 읏맨과 태진아를, 저축은행중앙회는 배우 유진을 모델로 내세워 재미와 신뢰를 동시에 쌓았다는 평이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자사 캐릭터인 사자를 내세워 따라 부르기 쉬운 CM송을 만들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이같은 마케팅 변화는 그동안 고수해 온 금리 혜택이 더 이상 고객에게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또 시장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진 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을 흡수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MZ세대들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며 “업계가 성장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래 고객 확보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