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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물 ⑱] '광주 대동고 학생들' 숙명여고 쌍둥이와 달라…1년 이상 실형 가능성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7.29 05:27
수정 2022.07.29 23:10

경찰, 건조물침입·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대동고 학생 2명 입건

1학기 중간고사도 같은 방식으로 범행…퇴학 조치될 듯

법조계 "성인이었으면 벌써 구속…형사처벌 가능성 높고 현실적으로 전과 피하기 힘들어"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과는 또 달라…주변 어른들의 개입 없이 학생 주도적 범죄"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데일리안 DB

광주 대동고등학교 학생 2명이 늦은 밤 교무실에 무단 침입한 후 교사의 노트북을 해킹해 기말고사 문제지와 답안지를 빼돌렸다. 만 14세가 넘어 촉법소년이 아닌 이들에게는 어떤 법적 처벌이 가해질까.


지난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광주 서부경찰서는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등 혐의로 대동고 2학년 재학생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기말고사를 앞둔 출제 시기 학교 교무실에 침입해 교사들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화면 내용을 회수하는 수법으로 답안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답안지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한 과목 수 또한 애초 알려진 지구과학, 한국사, 수학Ⅱ, 생명과학 등 4과목이 아니라 공통 5과목과 선택 4과목 등 모두 9과목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학생은 각각 7과목의 시험을 부정한 방법으로 치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동고는 조만간 학생 생활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들에 대한 퇴학, 전학 등 징계를 결정할 예정인데, 광주시 교육청은 이들이 퇴학 조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대동고등학교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죄목을 건조물침입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까지 다양하게 예측하고 공통적으로는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 14세가 넘어 촉법소년이 아닐뿐더러 적용될 수 있는 죄목이 많아 가중처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사월의 노윤호 변호사는 "미성년자여도 사건의 중대성에 따라 검사 판단으로 소년 재판이 아닌 형사재판으로 갈 수 있다"며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건조물침입, 업무방해에 추가로 어떤 식으로 해킹했는지에 따라 정보통신법 위반도 적용될 수 있다"며 "실형을 살 수도 있고 집행유예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전과가 남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 48조 1항 무관한 접속, 2항 악성 프로그램 배포에 해당되고, 49조 비밀침해죄도 해당될 것"이라며 "주기적으로 캡처했으니 개인정보 침해도 해당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14세가 넘어서 책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징역을 살 수 있다. 사실 성인이었으면 벌써 구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이경 최진녕 변호사도 "형사처벌로 가느냐 소년 보호 사건으로 가느냐의 문제인데, 두 학생 모두 더 이상 촉법소년이 아니기 때문에 형사사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건조물 침입과 업무방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전과를 피하기가 어렵지 않나 싶다"고 전망했다.


또한 "양형 기준을 봤을 때 업무방해의 경우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 다른 범죄와 경합되거나 죄질이 나쁘면 3년 6개월까지도 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며 "양형 기준엔 감경 요소가 있지만, 두 학생의 경우 상당 기간에 걸쳐 범행이 반복됐고 업무방해 정도가 중해서 적어도 1년 이상의 실형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2018년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험지 유출과 관련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던 숙명여고 사건은 소년사건으로 시작됐으나 형사사건으로 바뀌면서 쌍둥이 자매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최 변호사는 "숙명여고 사건의 경우 처음에 소년 보호 사건이었다가 당사자들이 자백과 반성 없이 잡아 떼면서 결국 형사사건이 됐다"며 "다만 대동고 사건은 숙명여고 사건과 달리 주변 어른들의 개입이 없고 학생들 주도라는 점에서 많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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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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