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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 리스크] ① 벌써 현실화?…수사 중 '백현동'에 감사원 "비위 있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7.23 09:00 수정 2022.07.23 07:30

감사원 "민간업자 부당이득 챙겨줘"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추진된 사업

4단계 종상향 용도변경 이뤄지면서

민간업자 개발이익 3142억 원 달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벌써부터 현실화할 조짐을 보인다. 감사원은 이재명 의원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진행된 백현동 택지개발사업에서 성남시가 민간업자에게 수천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겨주는 비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박근혜정권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항변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사업에서 성남시가 민간업자에게 수천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겨주는 비위가 있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는 지난 2015년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11만1265㎡의 용도를 자연·보전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줬다. 4단계 종상향이 이뤄진 것으로 이에 따라 해당 부지의 용적률은 500%로 재조정됐다.


이후 민간업자는 이 부지에 1223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다. 민간업자의 개발이익은 3142억 원에 달한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참여를 했다면 10%의 지분으로도 300억 원이 넘는 배당이익을 볼 수 있었겠지만,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성남시는 도개공에 확인하지도 않은 채 '공사의 사업참여 의사가 없다'고 간주하는 등 업무 해태를 보였다"며 "도개공 본부장 등은 '동향만 파악하라'며 사업참여 검토를 소극적으로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민간업자 3142억 원 개발이익에도
성남도개공 참여 안해…"업무해태"
민간임대 물량 축소와 50m 옹벽도
감사원, 문제 있다는 경위 확인·지적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 아파트'를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찾아 현장을 둘려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 아파트'를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찾아 현장을 둘려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었다. 감사보고서에는 이 의원의 실명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시장'이 이 사업의 결재·보고대상자였다는 점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성남시청 과장은 "2016년초 성남시 월례보고회의에서 시장이 '한국식품연구원 관련 업무를 어디서 담당하느냐'고 물었다"며 "다른 과장이 '우리 부서에서 추진한다'고 말하자, 시장이 '잘 추진되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백현동 택지개발사업은 높이 50m가 넘는 이른바 '옹벽 아파트'와 민간임대 물량을 100%에서 전체의 10%로 10분의 1로 확 줄여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문제가 된 사안인데, 감사원은 이러한 과정에서도 비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산지관리법에 따르면 비탈면 수직 높이는 15m로 제한되는데도 시행사가 최고 51.3m의 높이로 산지를 깎고 아파트 단지를 조성했다며, 옹벽의 구조 안전성을 민관 전문가로부터 재확인받고 안전 보강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


또 "민간업자가 2015년 12월 아파트 민간임대를 일반분양으로 변경 요청하자 성남시는 내부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임대는 강제가 아니다'며 이를 수용했다"며 "시장의 결재로 일반분양 변경을 확정함에 따른 (민간업자의) 추가 이익은 최소 256억 원에서 최대 641억 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백현동 감사보고서' 강력 반발
"박근혜정부서 24차례 용도변경 요구
공익환수 조건으로 요구 들어줬던 것
성남시가 특혜면 朴정부는 특혜강요"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59.2%는 당권 도전에 나선 이재명 의원에게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59.2%는 당권 도전에 나선 이재명 의원에게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이재명 의원은 지난해 11월 이 사안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맡고 있다.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는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채택에 따라 경찰의 수사와 검찰 송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에 불이 붙은 셈이다.


앞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59.2%는 당권 도전에 나선 이재명 의원에게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응답은 광주·전남북을 포함한 전국 모든 권역, 4050세대를 포함한 모든 연령대에서 '없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채택 사실이 알려지자 이재명 의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의원 측은 이날 "당시 박근혜정부 국토부 및 식품연구원은 1년에 스물네 차례나 공문을 보내 백현동 해당 부지를 준주거용지로 용도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백현동 용도변경은 박근혜정부가 요구한 사항을 성남시가 들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박근혜정부의 이같은 요구는 과도한 이익귀속이 우려되는 것이어서 불허하다가, 박근혜정부가 성남시에 R&D 부지 2만4943㎡를 기부채납한다고 해서 공익환수 조건으로 법에 따른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며 "정부의 요청을 이행한 성남시가 특혜라면, 백현동 용도변경을 요구하고 관철한 박근혜정부는 특혜강요죄"라고 맞받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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