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버린 쓰레기에 혀 끼어 신음하는 북극곰…구해달라 애원 [해외토픽]
입력 2022.07.22 18:10
수정 2022.07.22 16:40
인간이 버린 깡통 쓰레기에 혀가 끼어 고통 받던 북극곰이 제 발로 마을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연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크라스노야르스크주(州) 딕슨에 사는 한 남성은 현관에 서 있다가 울타리 사이에서 북극곰 한 마리를 봤다.
곰은 통조림 캔에 혀가 껴 입을 제대로 벌릴 수 없는 상태였다. 먹이를 찾아 다니다 인간이 버린 깡통을 보고 혀를 넣었다가 뚜껑 사이에 걸린 것으로 추측된다.
먹이를 오랜 기간 먹지 못한 듯한 북극곰은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남성을 한없이 쳐다봤다. 남성 증언에 따르면 북극곰은 당시 굶주림과 갈증에 지쳐 뒷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에 남성이 북극곰에게 다가가 캔을 잡아 당겨봤지만 빠지지 않았다. 그는 결국 모스크바 동물원에 상황을 알렸고, 수의사들은 북극곰을 구하기 위해 3419km를 이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은 북극곰에게 진정제를 투여하고 깡통 제거 수술을 진행했다.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감독청장 스베틀라나 라디오노바는 "북극곰은 80~90㎏ 사이 어린 암컷이었다. 수의사들은 성공적으로 깡통을 제거했으며, 북극곰 혀에 난 여러 개의 상처를 치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간 북극곰 상태를 관찰한 뒤 마을과 100km 떨어진 자연 서식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러시아 등에서 이처럼 굶주린 북극곰들이 먹이를 찾아 민가에 찾아오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서식지 감소와 먹이 부족 등으로 북극곰이 자연을 떠나 인간 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북극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CUN)이 지정한 취약(VU) 등급 멸종위기종이나, 지금의 추세면 북극곰의 개체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