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현장에 노동계 집결…'맞불 집회'에 긴장감 고조
입력 2022.07.20 16:51
수정 2022.07.20 18:58
대우조선 직원, 하청노조 점거한 선박 옆서 '맞불 농성'…'노노 갈등' 격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공권력 투입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거제 파업 현장에 노동계가 속속 집결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인근에서는 하청노조의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맞불집회까지 벌어지면서 노조와 노조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대우조선 정문 앞에서 7·20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정권이 비정규직 투쟁을 폭력으로 짓밟고 거제 지역에 노조의 싹을 뽑으려 한다. 조선하청지회 투쟁 승리하고 거제지역 민주노조를 사수하자"고 밝혔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경찰 추산 5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노동 중심 산업전환', '대우조선 하청 투쟁 승리' 등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고, 이후 정문에서 서문까지 1.9㎞ 구간을 행진했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는 20일 서울역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하며 금속·제조업 근로자들의 임금 실질화를 요구했다. 앞서 금속노조는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나흘 동안 찬반 투표를 진행해 85.1% 동의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이날 같은 시각 대우조선 사내에서는 원·하청 직원 4000여명이 하청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우리 일터를 지킵시다', '대우 식구 10만 명이 피눈물 흘린다', '불법파업자들 엄벌하라' 등 손팻말을 들고 하청노조의 점거 농성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광장에서 서문까지 행진하고, 서문 앞에서 금속노조와 '맞불 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부산지역 경찰 4개 중대를 포함해 8개 중대 670여명을 배치했다. 당시 양측 참가자 간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말다툼은 있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청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노노 갈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 오후 9시 36분께 대우조선 직원이 술에 취해 대우조선 서문 인근에 설치된 금속노조 현수막 17개를 칼로 찢었다. 이를 목격한 하청지회 조합원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 간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대우조선 직원도 하청노조가 점거한 선박 옆으로 들어가 높이 25m 철제 선반에서 맞불 농성에 들어갔다.
하청업체 노사는 지난 15일부터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