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쇼크…13년來 연고점 경신한 환율, 추락한 증시(종합)
입력 2022.07.12 16:47
수정 2022.07.12 16:49
원·달러 환율 장중 1316원
코스피 2317.76 거래 마감
자이언트→울트라 스텝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6원을 터치하는 등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외환 시장에 긴장감이 맴돈다. 환율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올라 상단을 한 번 더 위협했다. 코스피도 낙폭을 확대해 저항선인 2300원 가까이 저점을 낮췄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8.2원 오른 1312.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4거래일 만에 1310원선을 돌파하며 1311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이후 달러화 추가 강세, 국내 증시 낙폭 확대 영향 등으로 상승 폭을 키워 오후 2시께 1315원을 돌파한후 장중 1316.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30일 기록한 1325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며,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7월 13일 131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달러는 중국의 주요 도시 재봉쇄 조치 가능성, 금리 인상 및 유로화 급락 등이 겹치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00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108.5까지 오르며 강세를 반영했다.
특히 유로화는 러시아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경로인 노르트스트럼-1 파이프라인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로화는 달러화 가치와 1대1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수준으로 급락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요 도시 재봉쇄 가능성은 역시 경기침체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은 오는 18일까지 마카오의 필수 사업장을 제외하고 카지노 등 모든 사업장의 영업 활동을 중단키로 했다. 카지노 전면 페쇄 명령은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p)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환율 상방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6.8%로, 지난 5월(6.6%) 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조사 집계 이후인 2013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8% 올라 5월(8.6%) 보다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CPI 결과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면서도, 한편으론 기준금리를 1%p 올리는 이른바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이 443억원 어치를 매도하면서 전날보다 22.51p 하락한 2317.7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외국인이 1551억원을 매도하면서 전날보다 16.26p 하락한 750.78에 거래를 마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을 고려하면 달러화 강세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지겠지만 3분기 물가가 정점을 지나고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완화돼 달러 강세 흐름이 한 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과 높은 기업·가계 부채에 따른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면 1300원이 원·달러 환율의 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