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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도 많은데...흔들리는 공정위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입력 2022.07.11 12:37 수정 2022.07.11 12:37

위원장 지연에 공정위 역할축소론 솔솔

송옥렬 내정자까지 자진사퇴하자 당황 역력

개선과제 많은데 안정성 잃어 내부도 '뒤숭숭'

새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제도를 개선하고 거래상의 자율규제와 함께 납품단가 조정 등을 통한 시장경제 체제 정비 추진을 표방했지만 정작 이를 이끌 수장의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정책 추진에도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친(親)기업 정부라는 인식하에 정권 초기부터 공정위의 역할 축소론이 나온데다가 공정위원장 인선도 정부 부처에서 꼴찌로 내정됐으나 이마저도 송옥렬 지명자의 과거 제자 성희롱 발언이 촉발되면서 자진사퇴로 귀결됐다.


송 내정자는 “큰 공직을 맡아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면서 지명 6일 만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공정위 내부는 또다시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표출됐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위원장 인선으로)이제 좀 한시름 덜었나 했는데 또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후보자가 논란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뉴시스

그간 공정위원장을 둘러싼 하마평은 무수히 많았다. 기조가 다른 새 정부가 출범하자 현 조성욱 위원장이 사의를 밝혔고 이후 공정위원장 후보군들이 연일 등장했지만 위원장 지명은 최후순위로 늦어졌다.


인선이 지연되자 윤 대통령과의 인연, 법조계 인사, 여성위원장 발탁 등 여론전이 이어지다가 회심의 깜짝 카드처럼 등장한 인물이 송옥렬 내정자였다. 고시 3관왕에 스펙 좋은 상법 권위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인선 직후 과거 성희롱 발언이 불거지면서 낙마 수순을 밟았다.


그 과정에서 후보자 스스로 과거 전력을 밝혔다고 말하면서 후보자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왔고 야당의 인사실패라는 거센 압박에 이제 공정위원장 인선이 더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가뜩이나 ‘힘 빠진 공정위’라는 오명을 쓴 가운데 기조가 달라진 만큼 해야 할 개선과제는 많은데 선장이 빠져 있다 보니 공정위 내부 분위기는 역대 어느 때보다 뒤숭숭한 분위기다.


“일손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입장부터 “조직이 안정적이지 않고 붕 떠 있다”는 전언이 주를 이룬다.


정권교체로 인한 달라진 정책적 기조를 초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추진해야 되는데 수장 공백이 더 길어지면 업무 공백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다.


윤석열 정부의 공정위 국정과제로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경제 활성화, 공정거래법 집행 개선을 통한 피해구제 강화, 불공정 거래와 기술탈취 근절 및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확산 등이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최근 부위원장 체제에서 전속고발권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납품단가 조정에 관한 점검 등에 착수했다.


제도 개선과 보완을 위한 장치 마련에 나선 것으로,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지를 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인데 수장 공백기가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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