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직대체제' 굳히기…최고위원들도 '안정'에 방점
입력 2022.07.11 11:46
수정 2022.07.11 11:46
'직대냐 전대냐' 與 당권 로드맵 분수령
권성동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불가능"
최고위원들 전원 참석해 '정당성' 부여
의원총회 통해 소속의원 설득 나설 듯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체제로 당 지도부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는 '사고'로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며, 당헌당규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고위원들도 권 원내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에 전원 참석하며 '직무대행 체제'에 일단 힘을 보탰다.
권 원내대표는 11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당대표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최고위원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든 당직자들은 당원과 국민을 위해 쓰이는 도구일 뿐 우리가 주인이라고 착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당원들과 지혜를 모으고 민심을 담아 혼란을 수습하고 당을 조속히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징계는 당으로서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윤리위는 독립기구로서 당대표라도 그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의 징계를 '궐위'로 보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를 새로 뽑아야 한다는 의견은 일축했다.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권 원내대표는 "나라에 헌법이 있듯 당에는 당헌 그리고 법률에 해당하는 당규가 있다"며 "당원권 정지는 궐위가 아닌 사고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못 박았다.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할 방법이 당헌당규에 없다"고도 했다.
'직무대행 체제를 6개월이나 이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여론도 존중 받아야 한다"면서도 "당헌당규를 원내대표든 최고위원이든 누구든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최고위원들도 '직무대행'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 대표와 반목하며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했던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많은 걱정을 끼쳐드렸던 것에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하다"고 사죄했다. 차기 당권 로드맵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지도부 일원으로써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히면서 '안정'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이준석 사퇴 압박 거세질 듯…'궐위' 땐 전대 불가피
배 최고위원 외에도 조수진·정미경·김용태·윤영석 등 이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 전원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극심한 혼란 속에서 더 중요해진 것은 당 정강정책과 당헌당규에 기반한 원칙"이라며 "직무대행 체제가 최고위 공식 입장이고 당대표는 궐위가 아닌 사고"라고 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혼란을 잘 극복하고 빨리 안정적으로 돌입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지도부는 이 같은 '원칙론'을 바탕으로 소속의원 설득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수별 간담회를 거쳐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을 방침이다.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사실상 추인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징계에 따른 당대표 사고 및 직무대행 체제와 별개로 당내에서 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될 공산이 크다. 사퇴 시에는 당대표가 '궐위'됨에 따라 당헌당규상 조기 전당대회 개최는 불가피하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로서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의 도리"라며 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임기응변 차원의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