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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 언급 부적절"…집권여당 혼돈에도 거리 두는 尹대통령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입력 2022.07.08 13:57
수정 2022.07.08 14:21

사상 초유 여당 당대표 중징계 결정

’윤심(尹心)’ 여부 놓고 시선 엇갈려

尹, 원론적 입장…“언급 도움 안돼”

당내 갈등 증폭 예상되지만…“원론 이상 입장 나오기 어려울 것”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사상 초유의 당대표 징계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하며 당내 문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하지만 결국 이준석 대표의 징계 뒤에 '윤심(尹心)'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과 함께 지지율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어 향후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이 대표의 징계가 결정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으로서 당무를 언급하는 게 적절치는 않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리위는 같은날 새벽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당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징계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의견 표명을 자제하면서 "당을 수습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당으로 나아가는 데 대통령의 언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당의 의원들과 당원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할 것을 기대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측은 국민의힘에서 진행 중인 이 대표 징계 논의에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줄곧 선을 그어온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동을 가졌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놓고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지는 등 윤심의 개입으로 여론이 전개되는 것에 대해 특별히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윤리위의 징계 논의 기간 동안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인사들이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라 평가받았던 인물들인 만큼, 이번 결정에 윤심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을 거라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많다.


3박 5일간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더해 집권여당의 현직 당대표를 징계하는 초유의 사태에서 윤 대통령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것 자체가 일종의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권에 두고두고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사안을 두고 집권 초기 대통령의 의중을 전혀 살피지 않고 일을 진행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라며 “간접적으로라도 윤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됐거나, 최소한 그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윤리위 측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 바라봤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불복과 내홍으로 인해 추가적인 진통이 생겨나더라도 윤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당내 문제에 개입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큰 논란과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탓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징계가 내려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더라도 당정갈등만 심화시키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각종 논란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까지 중심에 서는 것은 부정적 영향만 가중시킬 것”이라 언급했다.


또 “이 건에서 윤 대통령의 운신의 폭은 적다. 오늘과 같이 ‘안타깝다’는 원론적 입장 외엔 다른 입장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 평가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측의 거리두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뒤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당 운영에 (관여하는 게) 오히려 옳지 못하게 보일 수 있다. 당의 기구들이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게 맞을 것”이라며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정당도 아니고 잘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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