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권한 축소 움직임에…친명계 "손발 묶겠단 것" 격앙
입력 2022.07.01 16:05
수정 2022.07.01 16:05
"전준위서 당 대표 힘 빼는 방식으로 논의 이뤄지고 있어
기득권·공천 유불리만 관심 갖는 모습…국민 실망할 것
룰, 대의원 비율 낮추고 권리당원·국민여조 비중 늘려야"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8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당 대표 권한 축소'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신경전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당내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고,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짙어지고 있는 만큼, 비명계 중심으로 당 대표에게 집중된 공천권과 당직자 임명 권한 등을 최고위원에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 위원장과 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다'고 나와있는데, 비명계에선 '심의'라는 단어를 '의결'로 바꿔 당 대표의 권한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자검증위원장은 국회의원 후보의 자격 심사를 맡는 자리로, 공천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또, 현재는 당 대표가 최고위에서 '협의'를 통해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을 임명할 수 있는데, 이를 '합의'로 개정해 최고위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쟁점이다. 반면 친명계에선 '계파별 공천 나눠먹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1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 발표를 통해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준위(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당 대표의 힘을 빼는 방식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며 "이는 형식적으로는 단일성 지도체제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수 있어, 우리 당의 많은 국회의원과 권리당원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혁과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에 당 대표의 손발을 묶고 이름만 남기겠다는 의도로, 당내 기득권과 공천의 유불리에만 관심을 가지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당원 동지들과 국민께 실망만을 안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선 "국민과 당원의 뜻을 담을 수 있는 선출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권리당원과 대의원 간 표의 등가성 문제가 먼저 논의되어야 한다. 전체 당원의 0.4%밖에 되지 않는 대의원이 당 지도부 선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나 된다. 대의원 한 명의 표가 권리당원 60명의 표와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정당혁신추진위원회가 제안했던 바와 같이 대의원의 비율을 낮추고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의 비중을 늘려 민주당의 주인이 당원 동지들과 국민이라는 점을 선출과정에서 재확인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현행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본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45%·권리당원 40%·일반국민 여론조사 10%·일반당원 여론조사 5%다. 전준위는 대의원 30%·권리당원 40%·일반당원 5%·국민 여론조사 25%로 변경하는 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막판 의견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입장문에는 현장에 참석한 강민정·김남국·김병기·양이원영·한준호 의원과 김승원·김용민·문진석·박찬대·이수진·장경태·정성호·최강욱·황운하 의원 등 14명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