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리 머스크…미국의 시선은 아이오닉 5‧EV6에"
입력 2022.06.26 12:26
수정 2022.06.27 00:07
블룸버그 "미국에서 가장 핫한 EV, 현대차‧기아에서 나와"
최근 현대자동차에 “꽤 잘하고 있다”는 호평을 내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시선이 조만간 ‘경악’으로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모델들이 미국 시장에서 일으키는 반향이 더 이상 머스크가 여유를 부릴 만큼 만만치가 않다는 현지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안해요 일론 머스크,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전기차는 테슬라 공장에서 나오고 있지 않으며, 모든 시선은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에 쏠려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를 ‘제2의 일론 머스크’로 소개하며 가장 핫하고 가장 전기차 다운 전기차는 현대차‧기아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아이오닉 5와 EV6를 각각 출히했으며, 순식간에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전기차 브랜드를 제치고 상위권에 올랐다. 이 두 모델의 5월까지 미국 내 판매량은 2만1467대로, 포드 머스탱 마하-E가 기록한 1만5718대를 상회한다.
블룸버그는 리서치기관 에드먼즈의 애널리스트 조셉 윤 부사장을 인용 “그들(현대차‧기아)이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으며, 솔직히 주변 딜러들이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 시장 내 전기차 1위는 여전히 테슬라지만, 테슬라가 10년 걸린 판매량까지 오르는 데 현대차‧기아는 불과 몇 달이 걸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스티브 코소프스키 기아 북미법인 장기전략 담당자는 블룸버그에 “지금 히트 중인 차량들의 디자인은 6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우리는 기획 때부터 보다 크고, 스포티하며, 고급감이 있되 가격경쟁력을 갖추도록 계획했다. 우리가 가진 플랫폼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장에 대담한 제안을 던지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증대, 유가 급등 등도 우호적 환경도 시장 확대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된 30여개 전기차 모델 중 4만5000달러(아이오닉 5‧EV6처럼) 미만으로 살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고, 닛산 리프 (Leaf)처럼 작고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 정도가 그 가격대에 걸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오닉 5 와 EV6는 소형 SUV급의 적재 공간을 제공하며, 또한 이상적인 조건에서 1분 충전으로 16마일 이상 항속 가능한 급속 충전 기능과 회생 제동 조절 페달, 양방향 전력 사용성(V2L 기능) 등 새로운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언급했다.
조셉 윤 부사장은 “4만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차량들은 예산이 적은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이 두 자동차는 적절한 가격과 적절한 크기로 출시됐다”면서 “대형 제조사가 게임의 주류로 뛰어드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아에 따르면, EV6 구매자 4명 중 3명가량이 다른 브랜드 챠량 소유자였고, 플러그인 차량을 소유했던 고객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현재 미국에서 EV6의 대기 기간은 약 6개월이며 평균 거래 가격은 정가보다 수천 달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닉 5및 EV6의 선전은 테슬라 차량 확산에 따른 피로감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셉 윤 부사장은 “현대차‧기아는 분명히 앞서 있으며, 토요타와 스바루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간 매년 배터리 전기차 신형 모델을 출시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EV 생산 확대를 위해 165억달러(약21조)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및 3000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