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참아라" 성폭행 당한 11세 소녀 낙태 불허한 女판사 [해외토픽]
입력 2022.06.23 13:53
수정 2022.06.23 13:56
브라질의 한 판사가 성폭행으로 임신한 11세 소녀의 낙태를 허락하지 않아 논란이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사법당국은 11세 강간 피해자 A양의 낙태를 막은 산타카타리나주의 판사 조아나 히베이루 짐머를 조사하고 있다.
짐머 판사는 임신 기간이 길고 태아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A양에게 낙태 불허 결정을 내렸다. A양이 반복적으로 아이를 낳기 싫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짐머 판사는 성폭행범을 "아기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A양에게 "조금 더 참아라"고 훈계하기도 했다.
낙태를 원하는 11세 소녀가 성폭행 피해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임신 22주차 이상에 접어든 만큼 낙태는 불가하다는 판사의 판결은 곧장 논란을 초래했다.
앞서 A양의 어머니는 지난달 초 딸의 임신 사실을 알고 중절 수술을 위해 주립종합병원에 데려갔다. 브라질에서 성폭행을 당한 경우 임신 기간의 제약이나 당국의 허가 없이도 낙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의료진은 해당 병원 규정상 20주까지만 낙태를 시행한다며 중절 수술을 거부했다. 당시 A양의 임신 기간은 22주 2일이었다. 이에 사건이 법원으로 올라갔던 것.
병원과 법원을 거치는 사이 A양은 임신 29주차가 됐다.
해당 사건의 판결이 물의를 빚자 산타카타리나주 당국과 법원은 담당 판사의 판결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은 낙태를 엄격하게 금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