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제대로 임해라"…검찰과 유동규 측, 대장동 법정 충돌
입력 2022.06.18 06:34
수정 2022.06.17 21:54
유동규 측, 劍 '추가 증인 신청' 문제 삼아 "검찰, 형소법에 나온 대로 소명해라"
검찰 "유동규 변호인, 목차 의견서도 확인 안 해…준비된 자세로 공판 참여해야"
남욱 측 "검찰이 신문하는 자료들, 하루 이틀 전에 제출돼"
검찰 "쟁점이 되는 추가 증거에 필요성 있는 자료 제출하는 것"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사건의 공판에서 검찰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이 재판에 임하는 태도를 서로 지적하며 충돌을 빚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측에게 "준비된 자세로 공판에 참여해라"고 지적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엔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황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충돌한 오후 재판에선 피고인 변호인 측이 증인을 상대로 반대신문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지금 이 사건은 공판준비절차를 거친 사건이다. 그런데 공판진행 도중에 검사가 추가적으로 증인 신청을 했다"며 "형소법에 따르면 공판준비기일에 (왜 오늘 출석한 증인을) 증거로 신청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검사가 기본적으로 소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론적인 지적이 맞는 것 같다. 추가로 (검찰이) 신청한 증거에 대해서는 검찰 측이 서면으로 사유를 밝히고 소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피고인 유동규 변호인께서는 37회에 걸쳐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제출된 목차 의견서를 기본적으로 확인 안하고 발언하고 있다. (준비된 자세로) 공판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재판이 열리지 않아) 공판준비기일 종료됐다. 공판에서 쟁점이 되는 추가 증거에 대해 검찰이 필요성 있는 자료를 한꺼번에 제출하니까 약간 변호사님들께서 애로사항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는데 그 자체가 문제인지 검찰은 모르겠다"고 맞받아 쳤다.
검찰은 오전 증인신문에 앞서 재판부와 유 전 본부장을 포함한 피고인 측에 증인신문을 위한 증거기록과 질의서 사본을 제출했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하지만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검찰은 재판부에는 증거기록만 제출하고, 질의서 사본을 제출하지 않았다. 또 검찰이 재판 1~2일 전에 갑자기 관련 내용을 보냈으므로 이를 인정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애초 재판부는 이러한 지적에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검찰은 황씨에게 "환지방식을 이용해 (대장동) 개발할 수 있다는 법무법인 의견서를 자문 의뢰했던 것이 기억나느냐"며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 추진위와 업무협약 등의 계약을 위해 논의했던 것이 기억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검찰이 신문하고 있는 근거가 되는 자료들이 하루 이틀 전에 제출된 자료이므로, 기억환기용 이외에는 직접 (증거) 제시를 말아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틀 전에 제출한 증거에 대해) 직접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것 같다)"며 남 변호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