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누리호, 절치부심 끝 재도전…이번엔 '실제 위성' 싣고 쏜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입력 2022.06.15 11:39
수정 2022.06.15 11:39

1차 발사 실패 후 8개월 만에 2차 발사 눈앞

실패 원인 지목된 3단 엔진 조기 연소 보완

준비 순탄하면 오는 16일 오후 4시 발사 유력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가 1차 발사되고 있다. 탑재체 분리와 700㎞ 고도 도달까지 성공해 발사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은 입증했지만, 3단부 엔진이 조기 연소되며 질량 1.5t의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16일 2차 발사를 시도한다. 이번 발사에서는 지난 1차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3단 엔진 조기 연소 문제를 보완했으며, 실제로 작동하는 위성을 실어 올려보내 지상국과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작년 10월 21일 이뤄진 누리호 1차 발사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탑재체 분리와 700㎞ 고도 도달까지 성공해 발사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은 입증했지만, 3단부 엔진이 조기 연소되며 질량 1.5t의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즉시 '누리호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텔레메트리(원격전송) 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비행 중 진동과 부력으로 3단부에 위치한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이 상승했으며, 고정장치가 풀리며 탱크가 하부 고정부에 이탈한 것으로 추정됐다.


떨어진 헬륨탱크가 움직이며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누설됐고, 산화제 탱크의 균열이 발생해 산화제가 새면서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졌을 확률이 높다는 게 항우연 측의 설명이다.


이런 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번 2차 발사에서는 헬륨탱크의 하부 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 두께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누리호의 질량이 9㎏ 늘었으나, 설계 마진 내여서 대규모 수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번 발사에서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만든 발사체에 모형이 아닌 실물 위성을 처음으로 쏘아 올린다. 대학 학생팀이 만든 큐브위성 4기와 위성제조업체인 AP 위성이 제작한 성능검증위성 1기 등 총 5기의 실제 위성이 탑재된다.


지난 6일 나로우주센터 위성준비동에서 연구진이 성능검증위성을 누리호에 탑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운송 능력을 확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지상국이 성능검증위성과 최초로 교신하는 시점은 발사 후 약 42분 23초다. 이 때가 바로 누리호 2차 발사의 성패가 판명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발사 다음날인 17일 오전부터는 본격적인 정상 통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성능검증위성이 궤도에 오른지 만 7일째 되는 날인 24일부터는 4대의 큐브위성을 사출(분리)하기 시작한다. 큐브위성은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위성으로,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 학생팀이 제작한 큐브위성이 순서대로 궤도에 놓인다.


큐브 위성의 임무수명은 6개월∼1년 정도며 지구대기관측 GPS RO(Radio Occultation) 데이터 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중 조선대에서 제작한 'STEP Cube Lab-Ⅱ'는 국내 최초로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하고 지구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았다.


성능검증위성은 큐브 위성을 모두 성공적으로 내보낸 후에 7월부터는 국내에서 개발한 우주핵심기술이 담긴 기기를 실제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들 기기는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열전지(ETG), 자세 제어용 구동기(CMG, 제어모멘트자이로), 성능검증위성에 명령을 전송하는 S-band 안테나(SHA) 등이다. 성능검증위성의 수명은 2년이다.


누리호가 1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도착해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로 이송하는 작업이 15일 오전 8시 30분께 완료됐으며, 기립 준비과정을 거쳐 오전 중에 수직으로 기립한다. 오후 진행되는 발사 준비 작업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날 오후 7시 이전에 발사대 설치작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부는 발사 예정일인 16일 오전에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누리호에 추진제를 충전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어 오후 발사관리위원회를 다시 열어 기술적 준비상황, 기상 상황,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누리호의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오후 4시가 유력하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