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맥주부터 원소주까지’ 주류는 왜 편의점 핫템이 됐나
입력 2022.06.15 07:05
수정 2022.06.14 18:09
온라인 주류 구매 불가능, 오프라인 유통의 차별화 영역
집객 효과‧객단가 높아…매장 리뉴얼‧전문 앱 육성 등 공략 속도
MZ세대 큰 손 부상…다양한 콜라보 시도로 변화 빨라져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의점업계에서 주류 카테고리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0년 곰표맥주를 시작으로 와인, 위스키를 넘어 최근엔 토끼소주, 원소주에 이르기까지 주종을 가리지 않고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2020년 5월 출시된 곰표맥주는 당시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사흘 만에 초도물량 10만개, 일주일 만에 30만개가 팔려 나갔다. 현재도 한 달에 최대 500만개가 판매되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곰표맥주에 이어 CU는 백양, 말표 맥주 등 이른바 곰양말 맥주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수제맥주 열풍을 주도했다.
이어 홈술, 홈파티 문화가 확산되면서 와인과 위스키는 물론 최근에는 토끼소주, 원소주 등 증류식 소주와 막걸리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 주종이 편의점에서 히트 상품으로 등극하는 등 이른바 핫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별화된 주류 상품을 기획하는 일이 최대 마케팅 포인트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이 같은 인기에 최근에는 주류 전문 편의점을 콘셉트로 매장을 리뉴얼하거나 주류 전문 앱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편의점 주류열풍은 코로나19로 인한 유통 환경의 변화와 시장 규제 그리고 소비시장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와 관련이 깊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온라인 쇼핑 비중은 전체 유통산업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모바일 장보기 생활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위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온라인 시장 확대에도 현행법상 전통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류 상품은 온라인 구매가 불가능하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 전통주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주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에 비해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차별화 영역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차별화된 주류 상품은 손님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주요 수단이 됐다.
집객효과는 물론 소비자들이 주류 상품을 구입하면서 안주류부터 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함께 구매하다 보니 객단가도 동시에 높이는 효자로 떠오르게 됐다.
편의점이 주요 상권부터 주택가까지 전국 방방곡곡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아울러 1인 가구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대용량 보다는 다품종 소용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도 편의점 주류 인기 상승에 보탬이 됐다.
MZ세대가 소비시장의 큰 손이 되면서 이종업종 간 활발하게 콜라보를 진행한 편의점의 노력도 주류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게 수제맥주와 막걸리다. 대한제분과 손을 잡고 선보인 곰표맥주를 비롯해 패션, 라면, 음료, 외식, 연예인 이름을 딴 맥주와 막걸리까지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시장은 소비 타깃이 정해져 있어 다른 식음료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면서도 “MZ세대의 소비력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최근 2년간 가장 변화가 빠른 카테고리가 됐다”고 설명했다.